커피
공복에 커피가 좋지 않다고들 하지만, 끊을 수 없는 한 가지—바로 커피다.
캡슐 커피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아침에는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의 향과 온기가 좋다.
원두 두 스쿱을 핸드밀에 넣어 갈고, 서버 위에 드리퍼를 얹은 후, 곱게 간 원두를 가볍게 털어 올린다. 물이 고루 스며들 수 있도록 원두 표면을 고르게 한 후, 뜨거운 물을 살짝 붓는다. 그러면 원두가 숨을 쉬듯 부풀어 오른다. 보글보글. 이 과정을 ‘블루밍’이라 하는데, 신선한 원두일수록 커피빵처럼 불어올라 신선함의 정도를 체크해 볼 수 있다. 커피가 내려질 때쯤 거실에는 커피 향이 폴폴 퍼진다.
언젠가부터 아침에 커피를 내리는 이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애정하는 시간이 되었다. 조금조금 떨어지는 커피를 한 잔 채우는 동안, 숨 가쁜 시간은 가라앉고 오늘은 살아낼 여유가 떠오른다. 평범한 루틴 같지만 결코 작지 않은 행복이다.
왜 커피 선물이 좋을까?
우리 집 식재료 선반에는 세계 각국과 도시에서 온 커피가 놓여있다. 도쿄, 인도네시아, 베트남.. 각국/도시를 여행한 친구들이 내 취향을 고려해 하나씩 선물준 덕이다. 누군가 새로운 원두를 선물해 주면, 그 맛과 향을 상상하며 설렌다. 진짜? 무슨 원둔데?하며 한 시간은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원두로 내린 커피는 첫 모금부터 온 감각을 일깨운다. 새로운 커피를 마셔보는 날엔, 흑백요리사의 안성재 셰프로 빙의해 맛에 까다로워진다. 원두의 볶음 정도가 완벽한지, 이븐 하게 추출됐는지… 원두의 맛에 감탄하면서.
특히, 원두의 특성에 따라 전혀 다른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커피는 마시는 사람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선물이다. 예를 들어, 과일 향과 산미가 돋보이는 케냐와 에티오피아 원두는 상쾌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묵직한 바디감과 고소함이 특징인 브라질과 콜롬비아 원두는 진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다. 설령 취향이 달라도,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경험하는 셈이다.
고르는 팁
원두 (통원두/분쇄) : 신선한 커피를 선물하려면 ‘통원두’가 제격이다. 공기와의 접촉 면적이 적어 산화가 느리게 진행되며 풍미도 깊다.
분쇄된 원두는 편리한 한편 산화가 빨라 1-2주 내에 소비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다만 선물하는 사람이 그라인더가 없다면 분쇄 원두가 낫다.
드립백 : 바쁜 일상에서 커피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드립백 커피가 제격이다. 절취선을 뜯어 컵 위에 걸친 후 물만 부으면 간편하게 풍성한 향미를 즐길 수 있어, 바쁜 아침이나 사무실에서도 쉽게 커피를 마실 수 있기 때문.
티백 커피 : 드립백보다 더 간편하게 즐기려면 '티백 커피'가 최적이다. 뜨거운 물에 넣기만 하면 짧은 시간에 깊은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어 간편함과 맛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선물이 된다.
누구에게 선물하는 게 좋을까?
- 커피를 사랑하는 친구에게 : 커피를 정말 사랑하는 친구에게 선물한다면, 평소 마시던 커피와는 다른 특별한 원두나 드립백을 선물하는 것이 어떨까? 새로운 향과 맛을 경험하면서, 그들이 새로운 취향을 발견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도쿄 스타벅스의 원두를 선물 받았는데 스타벅스 원두에 대한 편견을 깨는 산미가 무척 매력적인 맛이었다.
- 바쁜 직장 동료에게 : 바쁜 동료에게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드립백을 선물해보자. 일하는 틈틈이 물만 부어 빠르게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으니, 짧은 여유 속에서도 커피가 주는 행복감을 선물할 수 있다.
- 커피 초보자에게 : 커피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복잡한 장비가 필요 없는 드립백이나 티백 커피가 훌륭한 입문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커피 도구 없이도 진하고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어, 커피에 대한 흥미를 키우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아침 커피를 마시며 또 한 번 행복했다. '나 힐링하고 있었구나!'하고 알게 된 깨달음의 순간!
그러니 커피를 좋아하는 지인이 있다면 맛있는 커피를 선물해 보자.
어쩌면 커피란 선물이, 누군가의 하루에 ‘여유’를 툭 꺼내줄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