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밤은 어둡다.
언덕 꼭대기 집은 더욱 어둡다.
골목에는 가로등이 없고, 집 뒤로는 대나무숲이 있다. 뒷마당엔 커다란 감나무가 우리 방 쪽으로 기울어져 응달을 만들었다.
할머니와 단둘이 자는 컴컴한 부엌방은 늘 어둡다. 한여름 더위를 날리기 위해 창문이 없는 그 방은 앞문과 뒷문을 활짝 열어놓고 잠을 잔다.
풀벌레 울음소리, 산비둘기 울음소리가 암흑 속에서 울려 퍼진다.
공포는 없다.
눈은 어둠에 익숙해져 저승사자 같던 것들이 대나무였음을 알게 된다.
익숙한 암흑에 눈을 떠도, 감아도 현실이다.
그때 어디선가 초록빛 불빛이 눈앞에 떠돈다. 여름바람에 날려 불빛은 빙글 돌다가, 올랐다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손으로 잡아보려 하지만 잡히지 않는다.
저 불빛은 따뜻할까? 저 불빛은 부드러울까?
환상 속에 빠진 나는 그 불빛을 잡고 싶다.
어쩌면 그것이 이 지친 삶을 다른 곳으로 데려가주리라.
왼쪽으로 옆으로 누워, 심장의 고동 소리에 맞춰 손을 뻗는다.
잠시 멈춘 불빛을 손으로 살짝 감싸본다.
내 손바닥 안에는 작은 진동이 느껴진다.
따뜻하고 보드라운 그것은 나의 손의 압력으로 인해 곧 잠잠해진다.
나는 다시 환상 속으로, 꿈속으로 들어간다.
잠에서 깬 밝은 아침,
손바닥 위엔 죽은 개똥벌레 한 마리가 놓여 있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 있던 나는 그것이 진짜 살아 있는 생명체인 줄도 모르고 그저 그 밝은 불빛만 쫓으려 했다.
그것이 환상이 아니기를 어떤 초월적인 것이기를, 그래서 현실에서 내가 사라지기를 조용히 원했던 것이다.
헤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반딧불이가 죽은 반딧불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