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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다 자기만의 색이 있습니다.

by yuri Mar 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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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들은 주입식 수업을 받고 객관식 시험을 치르며 자라서인지 어떤 일을 하던지 정답을 찾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평소 출근길 운전을 하면서 유튜브로 이런저런 강의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한국인들은 심리검사를 진행할 때 유독 중간 값을 많이 선택하고,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지'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반면 미국인들은 극단적인 값을 선택하고 좋고 싫음이 명확하다고 합니다.


  예술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가면을 쓰고 산다고 생각해라", "감정을 잘 통제해야 한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남이 나를 함부로 대해도 "싫어요", "하지 마세요"라는 거부의 표현을 잘하지 못했고, 상대방이 "이런 걸로 기분 상하고 그런 거 아니?"라고 말하면 속으로는 매우 기분이 나쁨에도 불구하고 "괜찮아요. 그럴 수 있죠"라고 웃으며 말하기 바빴습니다. 사과를 받는 게 당연한 상황에서상대방이 사과를 해주면 그게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어떤 색을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에 "흰색과 검은색이요"라고 답했습니다. 물건을 구입할 때는 대부분 무난 무난한 남색 계열을 고르고 세상을 잿빛(회색)으로 바라습니다.


  일을 할 때도 '이렇게 하는 게 좋을까? 저렇게 하는 게 좋을까?'라는 고민을 하기보다는 "그래서 관리자 분들의 의견은 어떠신데요"'라고 묻기 바빴습니다. 어차피 제 의견은 1도 반영이 안 될 것이기 때문에 시간낭비하기 싫었습니다. 

 동료 교사와의 관계에서도 학생, 학부모와의 관계에서도 주도권을 잡고 이야기하기보다는 '고객님 원하시는 게 무엇인가요, 제가 맞춰드리겠습니다'라고 생각고 대화에 임했습니다.




  요즘 교육은 창의적이고 다양한 생각을 하는 학생들을 만들어야 된다고 하면서 객관식 시험 비중을 줄이고 논술형 시험 비중을 늘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시험을 보고 점수를 매기고 1등부터 꼴등까지 줄을 세워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민원의 소지가 없게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객관식에 가까운, 어느 정도 정답이 정해져 있는, 길게 쓰는 서술형 문제를 논술형 문제로 가장해 출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학생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 생각을 적기보다는 교사와 교수의 생각과 의견을 그대로 받아 적기 바쁩니다. 그래야 시험 성적이 잘 나오니까요.

 

  학생들에게 "이런 문제에 대해서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보면 학생들 중 한 명은 꼭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봅니다. "선생님 생각보다 너희들 생각이 더 중요하지"라고 말하면 "그러면 이렇게 쓰면 만점인가요?"라고 물어봅니다.




  2024. 9. 25(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교육 전문 매체 인텔리전트닷컴이 고용주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6명은 올해 초 채용한 Z세대(1990년대 중후반생부터 2010년대 초반생) 직원을 이미 해고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특히 고용주 7명 중 1명은 Z세대 근로자에게 많은 문제가 있다며 내년에 신입사원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10명 중 8명은 최근 Z세대 채용이 모든 면에서 ‘불만족스러웠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교직도 Z세대 선생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유독 "MZ들은 왜 이래?"라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자주 듣는데 세대를 나누고 "이건 이래야 해, 저건 저래야 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나이 들고 생각이 고착되어 간다는 거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너희들은 소중해", "너희들의 생각을 말해봐"라는 말을 들으면서 큰 세대이기 때문에 기성세대의 문화가 당연히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성세대는 내 색깔을 뽐내며 "세상은 알록달록한 것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자란 게 아니라 "튀지 말아라", "모난 돌이 되지 말아라"라는 말을 듣고 자란 세대니 당연히 섞이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굴러들어 온 돌 보다 박힌 돌이 너무 많고 깊이 박혀 있 굴러들어 온 돌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단기적인 시야로 보면 나랑 생각이 다른 신입을 안 뽑는 게 이득이지만 조직이 나이 들고 생각이 고착되면 변화와 혁신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갈등이 생기고 그걸 풀어가는 과정에서 성장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갈수록 사회는 다원화, 개인주의화 되어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옛날처럼 조직에 충성하고 계급을 나눈 후에 밑에 사람이 윗사람을 모시기에는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너무나 위태위태합니다.

조금만 말을 잘못해도, 조금만 실수를 해도 민원과 탄원서가 날라듭니다.


  문제가 터졌을 때 윗사람이 나를 보호해 주는 모습을 보이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충성"을 외치겠지만 그렇기에는 그분들도 힘들고 나도 부담스럽습니다.


  저경력 선생님들은 1년에 한번씩 이 부서, 저 부서를 돌아다니며 부장님들의 강의를 듣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데 그때 들은 대부분의 말들은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았는데 딱 이 말만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요"




  어차피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문제가 생기면 "다 니 책임이야"라고 하기 바쁜데 이 "네네" 하면서 하라는데로 꼭두각시처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도 여기저기서 "mbti가 뭐예요?"라고 물어보고 "저는 ○○○○입니다."라고 말하면 "아 이런 유형이니까 이런 성격이겠네요"라고 말하는 분들을 많이 보는데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얼마나 다양한 인생 스토리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그 많은 사람들 몇 가지 성격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을지의문이 듭니다.

 

  "고객이 왕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왕처럼 대우해 주면 똑같이 상대방도 왕처럼 대우해 주지만, 어떤 사람은 왕처럼 대우해 주면 상대방을 얕잡아 보고 함부로 대합니다. 런 경우는 초반부터 전략을 달리해야 합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각자 자기만의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사람을 상대하느냐에 따라서 다 다른 가면을 씁니다. 획일적으로 "이건 이렇게 해야지, 저건 저렇게 해야지"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그 모든 것을 다 고려해서 업무 지시를 내리기에는 상사도, 관리자도 너무 지치고 힘들기 때문에 내가 알아서 걸러 들어야 합니다.



   

  악플을 많이 달고 상대방을 칭찬하기보다는 깔보는 사람일수록 자존감이 낮고 나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지적질을 많이하고 남한테 윽박지르며 화를 내는 사람을 보면 '와 이런 dog baby'라고 속으로 욕하기 바빴는데 요즘은 '참 그릇이 작은 사람이구나. 너도 세상이 부정적으로 보여서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알록달록하게 보기 위해서는 내 내면이 튼튼하고 강해져야 합니다. 내가 나를 긍정적으로  수 있어야 남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고, 세상도 알록달록 예쁘게 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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