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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함부로 창업하지 마라 1.창업Talk(3화)

3. 무엇이든 배울때까지가 제일 좋다

by 박주민 Jul 27. 2021

이제 본격적인 까페창업을 위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어떤 형태의 까페를 어디에 어떤 컨셉 으로 해야할지를 결정해야 했던 것이다. 물론, 고려하고 있는 예산의 범주내에서 말이다. 우 선 형태는 고민할 것도 없이 로스터리 까페였다. 이는 일반적인 까페와는 가장 확연히 구분 되는 차별포인트로써 원재료를 직접 받아 자가배전을 하는 형식을 말하는데, 당시만해도 자 신만의 커피로 특화하고 전문성을 앞세우는 데 좋은 전략이 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실질적 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본 타깃 즉 목표대상은 학부모를 포함한 소위 아주머니 고객으로 삼 았다. 이유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창업자는 본인에게 맞는 타겟설정이 매우 중요 한데 나로서는 그 대상이 가장 편하게 다가왔기도 했고, 전략적으로 봤을 때도 커피시장내  주요고객으로서 트랜디하게 잘 맞아 떨어졌다. 문제는 장소였다. 어찌보면 창업에 있어 가 장 핫한 이슈이자 어려운 문제일 수 있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장소선정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자본을 가지고 좋은 목에서 장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어떤 사람은 일부 러 사람이 몰리지 않는 한적한 곳만을 찾아들어가 자신만의 세계를 펼치고자 하는 이도 있 으니 말이다. 각자의 창업목표, 아이템, 선호하는 운영방식, 자본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에 여기서는 내 경우만을 말씀 드리고자 한다. 커피를 배울때는 우뇌가 위주로 작동이 되면서 감성적인 코드로 변한다. 그래서 재밌다. 그 런데 막상 창업을 위한 장소선정때가 다가오니 좌뇌가 돌아가면서 골치가 아파온다. 우선  나는 채산성을 좀 따져봤다. 도대체 커피를 파는 까페들의 평균적인 매출과 수익은 어느정 도 일까. 우선 크게 봤을 때 중심상권과 동네상권으로만 구분을 해 보았다. 중심상권은 내 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였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그러한 곳들은 중급상권이라 하더라 도 권리금과 보증금을 합해 거의 5천만원에서 억대가 넘어간다. 거기에 10-15평 기준만 따 져봐도 인테리어 비용과 각종 기자재 비용을 합하면 못해도 1억5천에서 2억여원 이상을 가 지고 움직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거기다 보통 역세권을 끼고 있는 중심상권의 월세는  최소 200만원대에서 3-4백만원대로 형성되어 있다. 관리비와 인건비 재료비 기타 등등을  합치면 월 고정비가 최소 5백만원에서 7백만원대가 되어 만만치가 않다. 그렇다면 이런 상 권은 도대체 누가 들어가서 한다는 말인가. 도대체 몇잔의 아메리카노를 팔아야 된다는 말 인가. 대출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힘들다. 월세만 몇천만원 단위는 볼 필요도 없다. 그런곳들 은 건물주 아들이나 자수성가한 분들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기업에서 운영하는 프렌차이즈 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들은 기업의 홍보를 목적으로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을 감수 하고라도 운영을 한다. 그렇기에 24시간 영업도 가능한 것이다. 경우에 따라 건물을 매입해  버리면 월세부담을 줄이고 되려 부동산 수익을 가져가기도 한다. 그러니 그 게임엔 설사 내 가 돈이 있더라도 들어가는게 바보짓이겠다 싶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홍대나 신촌 대학로  상권같은 번화가는 더 위험하다. 낮에는 유동인구가 별로 없고 저녁에만 번화가가 되는데  주로 밥집이나 술집위주여서 커피를 해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이제 동네상권이다. 동네상권은 어쩌면 더 디테일하다. 중심상권은 자본만 된다면 어느정도  모객이라는 부분에선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심플하다. 그러나 동네상권은 다르다. 그래 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할 것이 목표대상이다. 그래서 난 지난 몇개월동안 커피를 배우고  시장을 조사하면서 얻어진 통찰력을 바탕으로 나름의 장소선정을 위한 5가지 전략적 key sentence를 선정했다. 그리고 그 기준에 의거 열심히 발품을 팔고 다녔다. 심지어는 지방도  고려의 대상이 되었다. 실제 많은 곳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첫째, 최소 3천세대 이상의 아파트 상권일 것 둘째, 초등학교가 인접해 있어 학부모들의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을 것 셋째, 반경 1.5km이내에 유사한 형태의 까페가 없을 것 넷째, 권리금이 없고 월세가 100만원 이하일 것 다섯째, 커피교실을 열어 단기간에 단골을 확보할 수 있을 만한 곳일 것 이렇게 정리를 하고나니 뭔가 목표가 분명해지고 금방이라도 좋은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 만 같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발품을 파는 일정은 길어져만 갔다. 위의 5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곳을 찾기가 그렇게 쉽지 않았던 것이다. 거기다 뭐가 하나 만족되면 또 하나가  실망스러운 꼴이 연속되었다. 참고로, 난 전체 예산을 예비비 2천만원을 포함 1억으로 잡고  움직였고 대출은 없었다. 매출계획은 우선 1년 동안은 6개월내에 BEP만 달성하고 1년내에  수익을 내는 것으로 여유있게 잡았다. 위의 기준에 의거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평균 1인당  객단가를 5천원으로 잡고(디저트류 포함) 하루평균 25명의 손님을 꾸준히 받는다고 가정하 면 BEP는 달성하게 된다. 만일 동네상권에서 하루 50명의 손님만 꾸준히 들어 와준다면  이건 분명 성공이다. 이를 매출로 환산하면 일일 25만원에서 30만원 매출만 치면 성공이라 고 봐도 무방하다는 뜻이다. 2010년 창업당시에 우리 까페가 책정한 커피가격은 결코 싸지  않았다. 아메리카노 아이스가 4천9백원에 스트레이트 커피 중 제일 비싼 네팔커피는 7천원 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불할 만한 가치가 없다면 손님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난 그만큼  내 커피에 그리고 이 상권에서 자신감이 있었다. 2009년이 지나고 2010년 새해가 밝은지도 벌써 2달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추운 날씨만큼 이나 내 마음은 점점 초조해져만갔다. 사실 경제적으로나 내 개인적 상황을 감안하면 여건 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단 한가지, 난 더 이상 직장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고, 내가 하고 싶 은 까페를 목표로만 달려왔기에 하루빨리 나만의 공간과 커피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싶었 을 뿐이였다. 그렇게 지루한 시간이 지나 갈 무렵, 부동산을 통해 걸려 온 전화 한통으로  성북구에 위치한 까페 자리하나를 보러가게 되었다. 시간도 너무 늦었고 안갈까하다가 혹시 나 하는 마음으로 가게 되었는데 역시나 여러가지로 실망스러웠다. “에이 뭐 이래 오늘도  허탕이군” 이내 난 차밖으로 나와 기지개를 켜며 한숨을 쉬며 하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런데 저멀리 별빛으로만 보였던 그 수많은 별들이 바로 아파트 유리창으로부터 나오는 것 임을 알게 되었다. 상당한 불빛양들로 보아 대단히 큰 아파트 단지임을 직감할 수 있었고  시동을 걸고 곧바로 높은 경사도의 길을 따라 꼬불꼬불 운전해 나아갔다. 그리고 어느 단지 앞 상가에 이르러 차를 세우고 둘러보는데 어느 빈 상점 유리문앞에 임대라는 문구와 더불 어 전화번호가 적혀있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직감이란 이런것일까. 난 그냥 이곳에 온 순 간 저 공간이 내가 커피를 시작해야 할 곳임을 느끼게 되었다. 마침 아직 문을 닫지 않은  떡집 사장님께 동네정보 몇가지를 파악한 후 너무 늦어 밝은 내일 아침에 다시 오기로 했 다. 다음날 다시와서 주변을 구석구석 둘러보고 알아보니 내가 선정한 5가지의 조건에 거의  대부분이 맞아 떨어지는 것이였다. 그 때의 기분은 실로 흥분 그 자체였다. 적힌 전화번호 로 연락을 하자 집주인 되는 사장님이 받으셨고, 우린 다음날 만나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때가 2010년 1월30일 이였다. 딱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평수가 10.5평 규모로 내가 생각 했던 최소 평수 15평보다는 훨씬 적었다는 점이였다. 하지만 다른 조건들이 너무 마음에 들 었고 남은 과제는 10.5평을 15평처럼 연출하기위한 인테리어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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