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Talk 2
이전글에서 얼핏 언급했듯이 2020년 기준 OECD 국가별 교사 1인당 학생수를 살펴보면
초등학교는 한국 16.3명 / OECD 14.4명으로 한국이 1.9명 많음
중학교는 한국 13.1명 / OECD 13.2명으로 한국이 0.1명 적음
고등학교는 한국 10.9명 / OECD 12.6명으로 한국이 1.7명 적음
그리고 해당 자료는 2020년 기준으로 OECD 평균은 2008년, 2015년, 2020년 완만한 변화를 보이는 반면
한국은 급격한 속도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교사 1인당 학생수를 줄이려고 의도한다기보다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워낙 크다보니, 가만히 있어도 줄어드는 것입니다.
참고로 학급당 학생수는 교사당 학생수보다 많습니다. 한 학급당 교사 1명보다는 더 많기 때문입니다. 담임선생님이 아닌 선생님들을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여기서는 기준통일을 위해 교사 1인당 학생수로만 비교하였습니다)
그런데 과연 OECD 평균 교사 1인당 학생수는 절대적인 지표로 삼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비교자료가 없으니 선진국 기준을 그냥 따른다는게 맞는 표현이겠죠
OECD의 경우도 무조건 평균으로 보기보다는 좀 세부적으로 나눠서 봐야되는데, 국가별 크기 및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되는 것입니다.(아래 표는 감사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운용실태(2307)"에서 인용하였습니다)
초등교원 수를 보면 OECD 평균이 14.4명(한국 16명)이라면, 인구수 4천만명 이상의 국가(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영프독,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경우 19.3명입니다.
G7의 경우 16.0이고 G20는 18.4명입니다.
그렇다면 인구수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초등교원도 이미 유사한 국가의 평균보다 적은 실정입니다.
OECD 국가 중 교사 1인당 학생수가 적은 상위 10개국은 오스트리아, 헝가리, 아이슬란드, 리투아니아, 벨기에 등 유럽국가이며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적은 나라입니다
단순히 OECD 평균을 내기보다는 다각도로 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더하여 한가지 꼭 짚고넘어가고 싶은게 있습니다
국가별 비교도 단순평균보다 다각도로 할필요가 있듯이 "교사"도 단순히 평균낼것이 아니라 다각도로 봐야됩니다.
교사도 일반교사뿐 아니라 특수교사, 보건교사, 전문상담교사, 사서교사 등이 있고 학교에는 교사뿐 아니라 교육복지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를 비롯해서 여러 인력이 있습니다.
제가 공식자료를 본게 아니지만, 최근 data를 본 것에 따르면 일반교사는 말씀드린대로 더 늘리면 안되는 상황이고 오히려 특수교사, 보건교사 등은 부족했습니다
최근에 주oo 사건에서 특수교사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는데, 기본적으로 인력이 부족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교사 외 인력으로 학교복지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도 필수적이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단순히 학령인구가 감소하니 교사수를 줄이자는 결론이 나서는 안되고 어떤 교사 또는 인력이 부족하지는 않은지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합니다
더하여 저는 교사가 수업과 학생지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이란 것이 제대로 하려면(물론 발전없이 맨날 똑같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1시간 수업할때 그 몇배의 수업준비를 해야됩니다
단순히 하루에 4시간 정도 수업하고 방학도 있다고 교사들이 노는게 아닙니다.
그런데 일반행정업무가 교사에게 너무나 과도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일례로 방과후학교 업무같은 경우 겉으로 보기에는 교사가 하는게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차피 보육교사가 돌봄교실을 담당하고 줄넘기, 바둑, 댄스 등 다양한 과목별 강사가 옵니다
하지만, 결국 교육과정을 기획하고 강사섭외하고 또 예산집행하고 관리하고 이런 온갖 업무를 하는 것은 교사입니다. 왜 이런 업무를 할때 새로 담당자를 안두고 기존의 교사에게 추가업무를 부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꼭 교사가 해야되는 업무도 아닙니다. 교육행정 인력이 해도 되고 별도의 인력을 채용해도 됩니다.
교사에게 자꾸 가외의 업무를 부담시키니, 교사도 힘들고 소극적이 되고 책임지기 싫어하고 새로운것은 안하려고 하고 이러는 것입니다.
주제를 너무 벗어나는 것 같아서 방과후학교 관련 얘기는 별도로 하겠습니다
결론은 정책을 결정할때는 단순 평균으로 보는데서 나아가 조금더 들여다 봐야 된다는 것입니다.
OECD 평균(사실상 비슷한 규모 국가 대비는 이미 낮음) 비교시 교사 1인당학생수는 중고등학교는 이미 낮고, 초등학교는 조만간 낮아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 낮춰야 될까요?
아니 보다 근본적인 질문으로 무조건 교사 1인당 학생수가 적으면 교육의 질이 높아지는 것인가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누구도 숫자로 객관적인 정답을 얘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대략적으로 교사 1인당 학생수가 너무 많으면 교육의 질이 낮아진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있습니다
어느정도 선까지는 교사 1인당 학생수가 낮으면 교육의 질(또는 학생관리)이 높아진다는 점도 공감이 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선생님한테만 배우는게 아니라 아이들끼리도 서로 배웁니다.
또한 또래친구를 만나고 만든다는 것은 어렸을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좁은 의미의 학과교육만이 학교의 존재이유가 아닐텐데(좁은 의미의 학과교육이라면 이미 학원이 더 잘합니다), 넓은 의미의 교육은 교사만이 하는 일이 아니고 교사의 담당학생수가 적다는게 무조건적으로 교육의 질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교사 1인당 학생수가 마냥 줄어드는 것은 교육의 질이라는 관점에서 오히려 막아야 될 일이 아닐까도 생각됩니다.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교사수를 줄이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1. 기존 교사 퇴직
이건 불가능할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기존에 열심히 일하시는 선생님들을 퇴직시킬 수는 없습니다
2. 신규 교사 채용 제한
신규교사 채용을 줄일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세대간의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교사가 되지 않은 사람들은 아직 교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된 힘도 약합니다
몇년전에 "초등교사 임용대란"이 있었습니다
교대를 졸업해서 초등교사가 되었는데 갈 학교가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말씀드렸듯이 인구구조는 정해진 것입니다.
충분히 예측가능한 것인데 관련 정책담당자들이 알려고 하지 않았거나 외면했던 것입니다.
또한 여러 이해관계 등을 고려하여 알면서도 제대로 반영을 안하거나 숨기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교육부/교육청은 향후 교원수 산정에 있어서 객관적인 근거없이 정책목표를 변경했고(초등교원 1인당 학생수는 15.2명에서 12명으로),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고, 교대의 정원감축 및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시정조치를 받았습니다(2307 교육재정교부금 운용실태 참조) (해당 내용은 상세하게 적시는 하지 않겠습니다)
역시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향후 초등교원 신규채용가능인원은 10년내 1/4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응시인원은 그대로 유지됨에 따라 평균경쟁률이 4배 가까이가 되게 됩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려는 꿈을 가진 청년들이 대학을 나와도 갈 곳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제가 저출산의 원인으로 일자리 문제도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일자리를 못얻으니 만혼/비혼이 되고 애를 안낳거나 늦게 낳고 이게 계속 순환이 되는 것입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신규교사 채용이 줄어드는 문제가 다시 교사가 되려는 청년층의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와서 또다시 저출산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애써 외면하거나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대안없이 지내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