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회계팀 취업 준비
이력서 1편을 시작하기 전에 취준생이 알아두면 좋을 점을 몇 가지 얘기하고자 한다.
현직자들이 상장사 회계팀 취준생에게 많이 하는 얘기로, "가고 싶은 회사를 정해. 가고 싶은 회사의 산업을 정해."라는 말이 있다.
솔직히 나는 이렇게 두리뭉실하게만 말해주는 현직자들이 싫다. 본인들도 취준 할 때 저런 말을 들었을 것이고, 각 산업의 특징들을 분명 정리해 놨을 텐데 공유는 해주기 싫어하는 심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 가고 싶은 회사, 가고 싶은 산업을 정하는 것이 사실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요즘같이 경제난, 취준난, 경력자선호 세상에서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일단 어디든 경력을 쌓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회사나 가면 안 된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무슨 말이냐고?
필자는 회사의 산업보다 회사의 규모에 더 신경 쓰라는 말을 하고 싶다.
다양한 직무의 공통점이겠지만, 회계는 특히나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이 어렵다. 최소한 상장사 중견기업에는 가야지 대기업으로의 점핑 가능성이 커진다. 극소수의 케이스 때문에 "무조건"이라는 말은 쓰지 않겠다. 하지만, 얼마나 험난할까를 생각해 보면 연 매출 100억 미만 중소기업은 절대로 권하지 않는다.
"아 나는 지금 당장 돈을 벌지 못하면 생계가 어려워"
"아 나는 중소기업도 괜찮아."
라고 한다면 가도 상관없다. 비상장사를 가도 괜찮다. 하지만,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 큰 기업으로 이직하고 싶다면 최소 연 매출액 500억 이상 나오는 상장사 회계팀에 들어가길 원한다.
기업의 규모가 작으면 작을수록 회계팀, 재경팀이라는 타이틀 속에서 인사, 자금, 총무 업무까지 같이 할 가능성이 크다. 올라운더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이도저도 안 되는 물경력이 될 수 있다. 회계는 어렵다. 회계, 세무만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과연 인사, 자금, 총무까지 겸하면서 경쟁력을 쌓을 수 있을까?
현직자들이 말하는 "산업의 중요성"은 각 산업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본인이 추구하는 바와 동일한지를 보라는 의미다.
제조업은 보통 원가를 하기 때문에 본인이 학창 시절, 원가관리회계에 관심이 많았다면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원가를 수년간 하게 되면 추후 기획팀으로 넘어가 원가 기획 담당자로 근무할 수도 있다. 엘리트 코스라고 불리긴 하지만 직급이 높아질수록, 기업의 핵심 부서로 갈수록 가끔은 그 책임감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를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하긴 해야 한다.
제조업 안에도 다양한 영역이 존재한다. 식품, 자동차, 반도체 등등. 보통 CJ, 청정원, 사조, 동원 등 식품 계열 쪽은 부가가치가 낮은 사업을 한다는 게 단점이다. 부가가치가 낮다는 말은 예를 들어, 10원을 써서 100원에 판매하는 게 아니라, 70원을 써서 100원에 판매한다는 것이다. 즉, 마진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얼마 없는 마진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제조원가나 판관비를 낮추려고 한다.
"이 뜻은 뭐다?" 직원들에게 가는 월급과 복지, 처우가 안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느린 컴퓨터, 안 좋은 사무환경, 낮은 월급, 존재하지 않는 보상체계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하지만, 내가 알기론 식품 업계에서 1-2등 하는 기업은 연봉, 복지, 처우가 꽤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걸 어떻게 하나하나 찾냐고? 그냥 블라인드에서 2.8 이상이면 무조건 평타 이상 치는 회사니까 2.5 이하는 보지도, 지원하지도 말자.
식품업계는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허들이 낮다는 것과 네임벨류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식품 쪽은 1차 산업이기에 일반 소비자들에게 대중적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 인기가 많은 쪽은 고부가가치 쪽이다. 제약, 바이오, 반도체 등등. 이쪽 업계는 전부 부가가치가 높아 월급이나 복지도 같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들어가기도 어렵다. 신입 1명 뽑는데 경력직이 400명 이상 지원하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대기업도 아닌 중견기업이었다.
- 이력서 1편(사진, 학력, 전공과목)
코스피 대기업 회계팀 현직자 02화를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