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다시 시를 쓰면 좋겠어.
당신은 그렇게 말했다.
당신이라는 시,
그 시의 첫 행에
당신이 엎드려 있었다.
당신은 숫눈길이나
문지방처럼 내가 처음 밟고 가는 몸,
당신의 몸을 밟고 아파?
그렇게 물어보았다.
그런 말은 으깨지지도 않고
발바닥에 박혀있다.
안 아파?
말의 오랜 뼛조각.
걷다가 가끔 발바닥을 들여다볼 때가 있었다.
그때 발바닥은 꼭 울고 있는 것 같았다.
두 번째 행을 겨우 썼다.
엎드려있던 당신이 비로소 나를 향해 돌아누웠다.
ㅡ 2021년 6월 16일의 메모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