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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 Jeonggeul Jun 28. 2024

"사랑합니다"

쉽지 않지만 하고 나면 후련한 말

해외살이를 하면 사람 만나는 일도 적고,

사람에게 스트레스도 받지 않겠지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


지구촌 안에서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노아의 방주처럼 사람 사는 곳은 왠지 모르게 불안과 불편함이 가득 찬 목소리들이 많은 것 같다.


살아있으면서 살려달라고 하고,

살만하면서 삶이 지루하다고 하고...


삶의 큰 고비를 겪은 사람들은

살아있음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아는 것 같다.

여러 책들과 유튜브 강연을 보면 진하고 값진 고생 끝에 큰 빛을 본 사람들을 종종 알게 된다.

그들이 책을 쓰게 된 사정. 강연으로까지 하면서 강조하고 싶은 것.


그들이 노력한 것들이 가져다준 보상은 성공이고

책으로 또 강연으로 모두 스스로가 새롭게 만든 자신의 새로운 삶이 얼마나 값지고 은혜로운지는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 독자 또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보통의 삶을 살며 이것저것 불평과 불만만 늘어놓는 지루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아마 모든 보통의 사람들의 삶이 다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날카롭고 명철한 지혜와 지식을 찾으면서도 결국은 이 생의 막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어 한다. 똑똑한 이들 또한 그들의 미래를 어떤 지식으로 증명할 수 없고 어떤 공식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데도 미래는 좋겠지 라는 생각이 그들 자신에게는 그것이 기만이라는 것을 그들 스스로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우리는 언제 갑자기 사라질지 모르므로 이번 생,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아니 현명한 사람일지 모른다. 끝이 추한 사람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인간인 우리는 오래 기억하므로.


독서모임을 나간다.

인문학 책을 매주 한 권씩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는 책 이야기만 하기보다 그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몇몇 대목을 지금 각자의 삶과 연계시켜 확장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나는 지극히 감성으로 책을 감상하는데 지극히 이성적으로 책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서로 가치관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성향도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고 웃음코드도 비슷한 면이 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우리는 스스로의 솔직함 때문에 본의 아니게 속으로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사람이므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이해하고 그렇게 성장해 나간다.

그래서 그럼에 나는 그분께 개인톡을 먼저 보냈다.


"언제나 사랑합니다."


진심이다. 내가 상처를 받든 말든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뜬금포를 날렸다.


그러나 그분 역시도

"나 또한 사랑합니다."라는 답장이 왔다.


덧붙여서 이야기한다.


"사랑한다는 말 참 오랜만인데 좋네. "라고..



사랑 앞에서는

누구도 피할 수 없고

누구나 평등해지고 온순해지는

우리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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