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 주제 - 이불
방학 때는 아침내 늘어지게 자던 아이가 새 학년이 시작되고 일찍부터 일어나려니 힘든가 보다. 이른 아침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나간다. 피곤하다며 축 늘어진 어깨가 안타깝지만 서둘러 아이를 보내고 나는 다시 이불속으로 퐁당! 아이는 안쓰럽지만 나는 오래간만에 아~주 한가한 오전을 보낼 수 있다. 어제 눈보라를 헤치며 자전거를 타고 달렸더니 감기가 좋다고 따라붙었나 보다. 머리가 지끈지끈 무겁다. 따끈따끈하고 포근한 이불속으로 들어가 유튜브를 보다가 늘어지게 푹 자고 일어나서 감기를 뚝 떼내어 버릴 계획이다.
우리 집 침대는 뜨끈뜨끈 돌침대다. 아주 오래전 친정엄마가 내 나이 마흔이 되는 기념으로 사준 480만 원짜리 선물이다. 스위치 전원을 켜고 이불속으로 쏙 들어가 허리를 지지면서 자면 아주 그냥 천국이 따로 없다. 이불 밖은 위험하진 않지만 이불속은 그야말로 극락체험이다. 온몸이 노곤해지면서 스르륵 풀어지다가 어느새 나도 모르게 꿈나라로.
오늘은 안녕달의 그림책 <겨울이불>을 소개해 줘야겠다. 뜨끈뜨끈한 아랫목 이불속에서 군밤도 먹고 군고구마도 먹고 귤도 먹던 어린 시절 외갓집에서의 추억을 고스란히 불러내는 그림책이다. 그 시절이 그리워 어쩐지 눈가가 촉촉해지는 기분이다.
저 이불! 어쩜! 딱 저 이불 같은 꽃무늬 이불이 우리 외갓집에도 있었다. 저렇게 아랫목에 저런 꽃무늬 솜이불을 펴놓고 있다가 이불속에 쏙 들어가 배를 깔고 누우면 엄마랑 할머니랑 이모가 차례로 내 입안에 군것질 거리를 집어넣어 주곤 했다. 푸근하고 행복했던 추억이다.
그 겨울 외갓댁 아랫목 이불 안은 뜨끈뜨끈한 천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