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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DE Aug 27. 2020

ETF의 세상 9
- 본질

지금까지 다룬 내용을 정리하고 ETF의 상품성과 본질을 살펴볼 예정이다.



정리


1. 공모 펀드의 상품성은 전문인력이 운용하는 분산투자에 있다. 이에 대한 대가로 투자자는 운용 보수를 지불한다. 


2. 지수(Index)는 미지의 무언가(UNKNOWN)를 특정 기준을 기반으로 이론적으로 분류하고 다시 재조립한 결과물이다. 가령 미국 주식 시장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는 거대한 덩어리에 가깝다. 그 덩어리를 특정 기준(기업의 시가총액 및 산업)으로 분류하고 재조립(S&P500 및 NASDAQ)한 결과물이 바로 지수다. 결국 지수란 본질적으로 무엇인가? 바로 지도다. 금융 시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지도가 지수의 역할이다.


3. 투자의 성과평가는 무엇으로 측정하는가? 10%란 수익률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를 평가하기 위해선 척도가 필요하며, 지수가 그 역할을 수행한다. 가령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다면, 해당 펀드의 성과 평가 기준은 S&P 500 지수가 된다. 해당 지수 수익률을 펀드 수익률이 초과한다면,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펀드의 성과 평가 기준이 되는 지수를 바로 벤치마크(Benchmark)라고 한다.


4. 벤치마크 보다 성과가 좋은 경우를 아웃퍼폼(Outperform) 그리고 보다 저조한 케이스를 언더퍼폼(Underperform)이라고 한다. 


5. 일반적인 펀드는 BM을 이기려는 액티브 전략을 구사하지만 인덱스 펀드의 경우 BM을 100% 추종한다. 이를 패시브 전략이라 부른다. 


6. 패시브 전략은 시장을 이기고자 하는 노력하지 않는다. 자산을 사고 그저 보유한다. 자산을 사고파는 거래가 빈번하지 않아 거래 비용이 낮다. 구사하는 전략이 단순하니 리서치 비용도 낮다. 공장으로 비교하면 제조 과정이 단순한 상품과 같아 값이 저렴하다. 


7. 투자의 성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것을 복리의 마술이라 한다. 그러므로 장기투자가 단기투자보다 언제나 옳다. 단 시간에 따라 증식하는 것은 복리의 마술뿐만이 아니다. 비용의 횡포가 있다. 그러므로 낮은 비용은 확정적으로 펀드에 좋다. 결국 투자란 복리의 마술과 비용의 횡포 사이의 줄다리기다. 


8. 낮은 비용으로 전체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인덱스 펀드이다. 최초의 인덱스 펀드는 First Index Investment Trust로 뱅가드의 설립자 잭 보글이 1976년 만들었다. 


9. 17년 후 전직 잠수함 음향 엔지니어였던 79세의 노익장 네이트 모스트는 State Street Global Advisor와 함께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 형태의 ETF를 상장시킨다. ETF의 이름은 SPDR ETF로 현존하는 ETF 중 가장 크다. 


10. 블랙록의 창업자 래리 핑크는 2009년 바클레이스로부터 Barclays Global Investors를 인수하고 ETF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이후 블랙록은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로 성장하게 된다.




ETF의 상품성


결론적으로 ETF(상장지수 펀드: Exchage Traded Fund)란 바로 상장된 인덱스 펀드다. KOSPI 및 S&P 500와 같은 특정 지수를 저비용으로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유한 체 주식처럼 자유자재로 거래가 가능한 상품이다. 


결론적으로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인덱스 펀드 사이에는 수익률 측면에서 차이가 없어야 한다. 물론 ETF는 주식처럼 트레이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중 투자 시점과 장중 매도 타이밍이 최종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단 투자 기간 동안 ETF와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은 동행한다. 


결국 ETF의 상품성 및 장점은 크게 3가지에서 기인한다. 아래의 첫 번째와 두 번째 특성은 인덱스 펀드에서 나오며 마지막 3번째가 ETF 고유의 상품성이다. 


1. 지수 추종 - 패시브 투자를 기반으로 전체 시장을 온전히 추종

 

2. 저비용 - 최소한의 비용을 통해 복리의 횡포 최소화 


3. 원활한 장중 거래 - 주식처럼 자유로운 트레이딩 가능


결국 ETF가 금융업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압도적인 상품성에서 기인한다. 액티브 투자의 성과는 미지수다. 다만 보수는 확정적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저비용 패시브 투자의 수익률이 액티브 투자 수익률을 거의 확정적으로 추월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인덱스 펀드의 상품성이다. ETF는 더 나아가 인덱스 펀드를 주식처럼 자유롭게 트레이딩 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해 준다. 매수 주문을 넣는 순간 투자자의 가격이 확정된다. 매도 주문을 요청하는 순간 가격이 정해진다. 반면 펀드는 수일이 소요된다. 이러니 고객 입장에서 ETF를 거부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 많이들 수익률에서 펀드가 밀리는 이유를 찾으려 하는데, 이는 잘못된 접근 방식이다. 애초에 투자의 세계에서 수익률은 확정할 수 없다. 핵심은 상품성이다. 공모 펀드의 수익률이 설사 ETF 보다 좋다 한들 이러한 흐름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 



위 Financial Times 차트가 보여주듯 2012년 이후 패시트 투자 상품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액티브 투자 상품에서 유출되는 금액과 정비례한다. 즉 액티브 상품에서 돈이 빠져 나와 패시브 상품으로 흘러 들어가는 추세다.



ETF의 본질


ETF의 발명한 모스트가 ETF라는 상품을 원자재를 보관하는 창고라고 봤듯이 ETF의 본질은 결국 ‘깡통’이다. 즉 개별 상품들을 한대 묶어서 보관 역할을 하는 빈 깡통이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내용물이 텅 빈 깡통에 내용물(지수)이 담김으로써 깡통에게 의미가 생긴다. 콜라 맛 내용물(지수)을 부으면 깡통은 코카콜라고 되고 사이다 맛의 내용물(지수)을 부으면 깡통은 스프라이트가 된다. 


만약 시장에는 코카콜라로 출시가 됐는데 먼가 착오가 있어서 상품의 맛이 실제 콜라가 아닌 펩시가 되면 어떻게 될까? 분명 스프라이트로 출시된 음료수에 맛만 스프라이트고 김이 다 빠져있으면 어떨까? 분명 소비자 입장에서는 화가 날 것이다. ETF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말하는 콜라와 스프라이트는 일종의 지수이며 BM이다. 지수와 차이가 있으면 안 된다. 


이를 좀 더 우아하게 표현하면 ETF는 본질적으로 ‘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배의 역할은 선원과 상품을 실어 어딘가로 떠나는 것이지만 배 만으로는 어디에도 갈 수 없다. 어딘가를 가기 위해선 지도가 필요하다. 즉 지수라는 지도가 필요한 것이다. 


만약 지도가 미국 대형주 주식 시장을 가리키면 지도의 이름은 S&P 500가 되며 배의 이름은 S&P 500 ETF가 된다. 지도가 일본 대형주 주식 시장을 향한다면 지도는 NIKKEI 225가 되고 배는 NIKKEI 225 ETF로 명명된다. 지도가 한국의 주식 시장을 그린다면 지도의 이름은 KOSPI다. 물론 배의 이름은 KOSPI ETF다. 그리고 코카 콜라 ETF의 맛이 실제 코카 콜라(지수)와 다르면 안 되듯이 S&P 500 ETF 배는 반드시 지도가 가리키는 S&P 500 지수를 향해해야만 한다. 


다음 장에서부터 ETF의 작동 구조와 함께 ETF의 장점에 대해 보다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ETF의 장점에 대해선 보통 위에서 언급된 (1) 지수 추종, (2) 저비용 (3) 원활한 장중 거래 외에 보통 간과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4) 비용 효과와 (5) 투명성이다. ETF의 메커니즘과 함께 이들을 커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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