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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미 Nov 14. 2020

쌍화탕과 귤

해외에선 아픈 것도 사치

쌍화골드 농축액 5.5% 함유된 쌍화골드와 귤



해외에서 아프면 서럽다고들 한다. 

타지에서 내 몸 하나 봐줄 이가 없는 서러움은 

이로 말할 수 없이 서럽긴 하다. 


하지만,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하고

일 끝난 후 집에 와서 밥을 해 먹어야 하는 

이에겐 아파하는 시간도 사치일 수 있다. 


영국 국민 감기약 렘십(LEMSIP)을 

따신 물에 한 잔 타 먹어도 

이놈의 몸살감기는 날 것 같지 않아

쌍화차와 비타민 C 보충을 위한 귤을 

한인 마트에서 공수해왔다. 


가만히 있으면 몽롱한 정신이

우울한 늪으로 더 빠져들 것 같아

며칠 전에 사두었던 포켓 사이즈의

스케치북을 하나 꺼내 들었다.


이날의 나는 아파서 골골거리면서도

힘든 것을 잊기 위해 

쌍화차와 귤 하나를 그리며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훗날 이런 날도 있었지 하며 소소하게 웃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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