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데토룬 첨성대
10일차 오늘도 덴맑음
오랜만에 맑은 날이 계속되니까 기분이 좋다.
'오늘도 덴맑음'이라고 매거진 이름을 정했는데 비만 계속와서 거의 허언이 될 지경이었다.
비가 계속 오다보니 만날 수 있는 구름들. 우리나라는 구름이 있으면 십중팔구 비가 오고 맑은 날은 정말 티없이 파란 하늘만 있는데 이 곳은 아름다운 구름을 자주 만날 수 있다. 마치 모네가 붓칠한 것 같은 그림같으 풍경은 잠시 서서 하늘만 바라보게 할 때도 있다.
코펜하겐은 그리 넓지 않다. 시내를 벗어나려면 20분정도 기차를 타고 가면 벗어날 수 있다. 서울로 치면 종로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곳에 올라가면 코펜하겐의 거의 모든 부분을 만날 수 있다.
그런 것을 즐기기 위해 최적의 장소가 룬데토룬 첨성대의 전망대가 아닐까 싶다. 아이의 키에서는 저 울타리 때문에 잘 안보인다. 그래서 경치를 보기위해 올라가는데 위험하다. 따라하지 말자.
룬데타룬 첨성대는 이처럼 교회와 연결되어 있는데 전망대를 즐기고 나서 내려와 여기에서 휴식을 취했다. 구석에 앉아 잠시 사색에 빠지게 하는 좋은 장소같다.
룬데토른은 원형 타워로 생겼는데 올라가는 길 역시 정직하다. 계단없이 빙글빙글 계속해서 올라가게 만들어져있다. 올라가다보면 끝이 어딘지 몰라 빛이 살며시 들어오는 창가에 잠시 앉아 쉬었다가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엔 화장실도 있고 전시회가 열리는 곳도 있다. 거기서 목도 축이고 다시 한번 올라갔다.
마지막 부분을 올라가게 되면 빛이 쏟아져 내린다. 더 이상 이 위에 무언가가 없다는 뜻. 외국인 뿐만 아니라 많은 덴마크인들도 가족들과 연인들과 함께 오는 것 같았다. 나와 계속 함께 올라왔던 어색해보이는 썸을 타는 중인 커플도 있었는데 올라가서 조금 떨어져서 구경하면서 대화하는데 나까지 수줍어졌다. 가격은 성인요금 25크로네로 다른 곳의 입장료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저 첨탑에서 이 곳을 바라보는 것도 좋겠군.
이 곳의 또 계단이 있는데 막혀있었다. 언뜻보니 망원경이 있었다. 역시 첨성대야. 햇빛을 쬐며 앉아서 경치를 좀 구경해주다 내려왔다. 왠지 뿌듯. 성취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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