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022 메타버스 정리하기
'메타버스' 키워드 종말을 고하며, 우리가 바라본 메타버스의 지향점은 어디였는지를 살펴본다.
06. 메타버스는 이대로 끝인가?
'메타버스'라는 키워드의 생명은 끝났다. 2000년대 후반에 반짝했던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키워드처럼 디지털 가상 세계를 지칭하는 용어의 시리즈 중 하나로 남게 됐다.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한 특수한 환경에 처한 인류에게 디지털 공간은 더 이상 미래의 공간이 아닌 현재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공간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기술 수준은 사용자의 기대에 못 미쳤고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가능성을 찾지 못해 이번 '메타버스' 시리즈는 실패했다.
그렇다고 디지털 가상 세계도 끝이 나는 것은 아니다. 메타버스를 통해 꿈꾼 현실과 디지털이 공존하는 세상은 분명 우리의 지향점이다. 현실 속에서 디지털 정보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디지털 속에서 현실 혹은 그 이상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의 연구 개발은 계속될 것이다.
시장이 메타버스 키워드를 버리는 동시에 글로벌 경기침체는 우후죽순 나타난 메타버스 서비스, 기업들의 옥석 가리기를 가져온다. 결국 미래의 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는 서비스보다 현재 돈을 벌고 있는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진다. NVIDIA Omniverse는 실제 기업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고, 디지털 트윈을 통해 고객들의 생산성 향상의 사례를 보이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Tesla는 자율주행 성능을 더 향상하기 위해, 그동안 차량의 카메라로 수집한 공간 데이터로 디지털 도로를 만들었다. 이제 현실 공간이 아닌 디지털 공간에서 실제로 나타날 수 있는 사례뿐만 아니라 낮은 확률로 나타날 수 있는 사례까지 만들어 운전을 학습한다. 이처럼 산업계에 생산성 향상, 비용 감소, 매출 증대에 직접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디지털 트윈과 같은 B2B 서비스가 AI와 결합하여 당분간 디지털 가상 세계 서비스의 명맥을 유지할 것이다.
ChatGPT로 촉발된 생성 AI 쇼크는 메타버스 트렌드를 잠재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생성 AI는 디지털 가상 세계를 만드는 데 1등 공신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이미 우리는 디지털 세계에서 텍스트, 이미지 콘텐츠 생산자를 생성 AI로 대체하고 있다. 고품질의 3D 세계를 생성하는 AI 기술도 머지않았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쉽게 디지털 세상 속 각자의 유니버스를 구축할 수 있다. 시각적인 세계뿐만 아니라, Web 3을 통해 경제 생태계까지 구축한다.
그럼 우리는 현실 공간에서는 함께 숨을 쉬고 있어도, 생활 공간은 완전히 다른 세계일 수 있다. 만나는 사람들, 돈을 벌고 쓰는 규모가 현실 공간보다 디지털의 어느 한 공간에서 더 많을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가족, 학교, 직장, 국가 등의 고착화된 기존의 개념을 흔들고 물음표를 갖게 할 수 있다. 현재의 생성 AI를 간단치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예상보다 더 빠른 AI의 발전 속도와 인간 이상의 능력으로 사람들이 대비하기 전에 AI로 점철된 세상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도 한다.
경고의 두려움을 인지하면서도 디지털 세계를 우리의 터전으로 만드는 변화는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가 있다. 사라지는 것이 있으면 새로운 것이 생긴다.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이번 메타버스 트렌드로 다양한 기업과 서비스들이 기회와 가능성을 발굴하는 과정을 겪었다. 이 과정들을 통해 우리는 언제가 또 새롭게 나타날 제2의 메타버스 트렌드를 맞이할 것이다. 그때는 꿈보다는 실제로 이뤄지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반드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하드웨어와 서비스들이 많아져서 엄청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