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경험한 메타버스들 (탐험형)

2021, 2022년 메타버스를 정리하기

by 한주현

다양한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 탐험형 메타버스는 어떤 서비스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01. Bye Bye, Metaverse

02. 그간 경험한 메타버스들 (모임형)

03. 그간 경험한 메타버스들 (탐험형)

04.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메타버스

05. Apple Glasses는 언제 나올까?

06. 메타버스는 이대로 끝인가?



Roblox (https://www.roblox.com/) 그러나...

전 세계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지 않고 언급하는 서비스가 Roblox이다. Roblox는 원래 게임이고 지금도 게임이다. Roblox의 게임 장르는 오픈 월드, 샌드박스이다. 다시 말해, 게이머가 게임 안에서 원하는 게임을 직접 제작할 수 있다. 이런 특징으로 Roblox는 게임으로서가 아닌 메타버스 서비스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메타버스를 모르는 사람들은 Roblox를 접했으며, 이들은 메타버스에 회의감을 갖기 쉬웠다.

Roblox 공식 트레일러


만약 Roblox가 아닌 다른 게임에 주목했다면 어땠을까? MinecraftFortnite라면 어땠을까? Minecraft는 역대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 게임이고, Fortnite는 월평균 2억 5천 명 이상의 게이머가 플레이를 하는 등 게임으로서 이들은 Roblox에 비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들 모두 오픈 월드, 샌드박스 형태이며, 경제 활동을 지원한다. 메타버스가 뜨기 전부터 Minecraft, Fortnite에 이미 크리에이터들의 메타버스는 있었고, 서점의 아동 도서 코너에는 Minecraft를 배경으로 하는 스토리북이 가장 먼저 보였다.


Fortnite의 제작사, Epic Games는 당연히 Unreal 엔진과 개발하는 최신의 그래픽 기술을 Fortnite에 적용한다. Roblox에서 <오징어 게임> 사례처럼 비교적 빠르게 최신 유행 트렌드가 반영된 공간과 체험이 만들어진 것에 비하면, Fortnite는 비교적 긴 작업시간을 투여해 퀄리티가 높은 콘텐츠를 만든다. (그렇다고 1~2년이 걸리는 것은 아니다.) Ariana Grande, Travis Scott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Fortnite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Fortnite에서 열린 아리아나 그란데 이벤트


언론, 미디어에 의해 Roblox가 메타버스 대세 서비스로 부각받았지만, 크리에이터를 비롯한 유저들은 Minecraft, Fortnite에서 그들만의 세계관을 구현하여 더 재미있게 놀았다. 그것이 메타버스라고 불리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얼마 전 Fortnite는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을 발표했다. 원래 재미있는데 돈도 벌 수 있으니 나올 이유가 없다. 그들은 그렇게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중이다.


Roblox도 메타버스 키워드를 직접적으로 부각하기보다는 게임과 유사한 다양한 체험을 만들고 즐기고 수익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키고 있다. 2022년 총수입은 약 22억 달러이며, EBITDA는 -7억 6천 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계속 진행 중이다.



Zepeto (https://web.zepeto.me/)

네이버(정확히는 네이버Z)에서 개발하는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Roblox와 함께 많이 언급된다. 다른 메타버스 서비스들은 PC와 모바일 모두에서 접속이 가능하지만, Zepeto는 모바일에서만 가능하다. 그럼에도 2022년에 누적 가입자 수가 3억 명을 넘겼다. 출시한 지 4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국내 서비스이지만 해외 사용자 비중이 90%가 넘는다.

유튜브 채널 '월간'에서 만드는 제페토드라마


Zepeto의 글로벌 성장에 K-Pop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 판데믹은 K-Pop 아이돌의 글로벌 활동 도 중단시켰다. 해외 팬들은 자신의 나라에서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기회도 영영 날아가는 것 같았다. 그런데 Zepeto에서 팬사인회를 개최한다고 하니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BTS, 블랙핑크. 연달아 슈퍼 K-Pop 아이돌 그룹들이 Zepeto에 나타났고, 21년 8월까지 1억 8천 명, 22년까지는 3억 명이 가입했다. 이로 인해 네이버Z는 하이브에서 70억 원, YG엔터에서 50억 원, JYP에서 5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렇게 Zepeto에 10대가 주류인 사용자가 몰리니, 미래 고객 유치를 위한 패션업계가 들어왔다. Gucci, Nike, FILA 등 아바타에 착용 가능한 패션 아이템을 비롯한 디지털 굿즈를 만들어 판매했다. 일반 크리에이터도 디지털 굿즈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데, 월 수익 1,500만 원을 기록한 크리에이터도 나왔다. 제페토 크리에이터는 아바타에 입힐 수 있는 패션 아이템과 월드를 만들어 판매하거나 실시간 방송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Zepeto의 가파른 성장세는 엔데믹과 함께 꺾이고 있지만, Z세대에게는 미래 지향적인 서비스가 아닌 쿠팡, 유튜브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일반적인 서비스로 각인됐다는 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Z는 2022년 약 521억 원의 매출과 -726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Decentraland (https://decentraland.org/)

메타버스에도 현실과 같은 경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 땅을 사서 건물을 짓고, 물건을 팔 수 있다. 이러한 행위를 경제적 가치로 보장하기 위해서 블록체인을 사용한다. Decentraland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Decentranland는 타 서비스들과 달리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이 가능하다. Unity 엔진으로 개발된 Full 3D 그래픽의 메타버스를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즐길 수 있기에 접근하기 쉬워 보인다. 그러나 입장하기 위해서는 MataMask와 같은 암호화폐 지갑이 필요하다.(물론 게스트로 입장해서 간단하게 살펴볼 수도 있다.) 처음 들어가는 사용자는 Genesis Plaza만 기웃거리다 나올 확률이 높다. 맵이 방대해서 어디가 재밌는 곳인지 사전 정보 없이는 아무도 없는 건물을 두리번거리거나 들판만 달리게 된다.


Decentraland에서는 땅(Land), 아바타 착용 아이템, 동작, 이름을 사고팔 수 있는데 이들 모두 NFT로 발행되어 거래가 가능하다. 타 서비스의 아이템은 무제한으로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반면에 NFT로 발행된 아이템의 수는 한정되어 있기에 인기 있는 아이템 가격은 시장원리에 따라 비싸진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Land의 소유권을 사거나 임대해야 하는데, 현실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입지가 좋은 Land의 가격은 비싸다. 제일 작은 크기의 Land 가격은 2023년 5월 현재 약 천 달러부터 3백6십만 달러까지 한다. 메타버스 가상 부동산 투자에도 열풍이 불었던 2021, 2022년에 비하면 많이 하락한 가격이다.

decentraland land price trend.jpg Decentraland Land의 지난 1년 간 가격 추이. 이미지 출처: CoinCecko


삼성전자가 2022년 1월 Decentraland에 플래그십 스토어 837X를 개장했다. 837X는 삼성전자가 뉴욕에 개장한 플래그십 스토어 Samsung 837를 모티브로 한 것이다. 현실의 837 스토어는 삼성전자의 각종 최신의 기기를 직접 살펴보고 체험하며 '이건 사고 싶다'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반면, 837X에서는 체험해 볼 수 있는 기기는 없다. 삼성전자의 친환경에 대한 비전을 선보이거나, 갤럭시 언팩 행사장 무대로 활용됐다. 직접적인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현재 837X는 없어졌다.

Decentraland에 개설됐던 삼성 837X 소개 영상


Decentraland는 일반적인 회사가 아닌 재단 형태로 운영된다. 분산화된 가상 세계를 표방하기에 조직 구성도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형태로 의사 결정을 진행한다. 2017년 MANA를 ICO 하여 2천6백만 달러를 확보하였고, 현재 시가총액은 약 10억 달러이다. 이에 비해 DAU는 38명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Decentraland 측에서는 8,000명이라고 주장한다. MANA 가격은 2011년 11월 4.8달러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하여 2023년 5월 현재 0.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VRChat(https://hello.vrchat.com/)

메타버스 서비스들은 3D 가상공간을 제공하는데 PC나 모바일 디바이스의 2D 화면으로 사용하는 것이 주된 사용자 경험이다. HMD를 이용한다면 3D 공간이 주는 몰입감, 현장감 등 현실과 다른 세계로 다녀온 경험을 가질 수 있다. VRChat이 그렇다. VRChat은 게임보다는 커뮤니티에 더 가까운 서비스이다. 사용자들의 사용 행태를 살펴보면 자신의 아바타를 개성 있게 꾸미고, 여러 아바타를 사용하며, 다른 사용자와 대화 등의 상호 작용을 하며 즐거움을 찾는다. 그래서 VRChat 콘텐츠는 서비스 자체를 즐기는 것 외에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고유한 경험을 담은 유튜브, 트위치 영상 등의 2차 콘텐츠도 인기가 많다.

우왁굳의 VR챗 상황극 콘텐츠. 2023년 5월 현재 조회수 921만을 기록하고 있다.


우왁굳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있는 VRChat 상황극은 다른 어떤 영상 콘텐츠 못지않게 재밌다. 스토리의 재미도 흥미롭지만 각 인물의 행동이나 공간 구성, 객체 인터랙션 등 혼자 만들었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반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과 감독, 각본, 음악 등 별도의 스텝들과 제작했다. 우왁굳 팬카페에는 아바타 연기 배우, 감독, 모델링, 맵 제작 등의 각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소개하며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왁굳은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유니버스인 <왁타버스>를 만들고, <이세계 아이돌>이란 가상 걸그룹도 만들었다. <왁타버스> 내에서 음반도 내고, 팬들과 소통하며 콘텐츠를 생산한다. 물론 이런 일들은 현실세계가 아닌 VRChat에 만들어진 가상세계에서만 진행된다. 참여하는 이들은 거의 모두 HMD를 착용하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왁타버스>의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VRChat의 커뮤니티가 커지는 만큼 사회적 문제도 발생한다. 일부 사용자들이 단체로 한 사람을 괴롭히거나 성희롱을 일삼는 행위를 하고 있다. 특히 10, 20대 등의 사회적으로 미성숙한 사용자들이 성적, 사회적, 정치적 편견과 편향을 갖고 그들만의 그룹을 형성하여 편견을 더 키우며 반대편과 대립, 갈등을 조장하는 문제가 커지고 있다.


VRChat은 디지털 아이템을 판매하는 인앱 결제를 비롯해 구독, 파트너십, 광고 등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현재까지 약 9천5백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였고, 2022년 예상 매출은 1~2백만 달러로 추정된다.



그 외

앞서 소개하지 않은 서비스들로 Sandbox, Somnium Space, CryptoVoxels, Zep 등 메타버스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서비스들과 함께, 대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준비하는 서비스, 트렌드를 쫓아 만들고 플랫폼화 하지 못한 서비스들까지 상당히 많다.


공통적으로 하루에 천명을 넘기지 못하는 정도로 활성 사용자가 적으며, 마땅한 킬러 콘텐츠를 보여주지 못하고, 영업 적자는 계속 누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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