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일 간 매일같이 글을 써왔다. 하루도 빼놓지 않았다. 새벽 서너시, 늦어도 5시에는 일어나 매일 새로운 글을 한 편씩 써내려갔다. 미처 뇌가 저항할 새도 없이 눈만 뜨면 모니터 앞으로 달려갔다. 효과는 분명했다. 오후 내내 붙잡고 있던 글들이 새벽이면 거짓말 처럼 술술 써지곤 했다. 내 삶도 달라졌다. 매일 같이 글감을 찾아 다니다보니 더 열심히 살게 됐다. 사람을 만나도 글감, 일이 터져도 글감, 경험을 좇아 다니는 삶이 자연스럽게 내 삶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힘들어도, 귀찮아도 다음 날의 글감을 생각하면 힘이 났다. 그리고 60일이 지난 지금 첫 번째 정산을 시작했다. 과연 사람들은 어떤 글에 반응했을까?
첫 번째,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글쓰기'에 관한 글들이 가장 많은 반응을 얻었다. 브런치의 경우 페이스북과 달리 단순한 '좋아요' 보다는 '공유'가 많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읽을만한' 글이라는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폭풍처럼 글 쓰는 7가지 노하우'는 서부 영화의 한 장면을 그리며 한 번의 호흡으로 써낸 글이다. 명확한 하나의 주제를 전하기 위한 치열한 전쟁, 군더더기 없는 글을 쓰기 위한 7가지 노하우를 가감없이 그려냈다. '새벽 3시의 글쓰기'도 마찬 가지였다. 매일 새벽 쓰는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써내려갔다. 거짓이 없는 글은 진정성의 힘을 갖는다. 현련한 글쓰기의 스킬 보다 새벽 시간의 글쓰기가 가져다 준 심플한 삶의 매력을 전하고 싶었다. 만일 이런 글쓰기가 100일이 되고 1000일이 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전혀 예상할 수 없지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글을 쓰기 전의 나와 쓴 후의 나는 완전히 달라져 있을 거란 사실이다.
1. 폭풍처럼 글 쓰는 7가지 노하우 (388 공유)
2. 새벽 3시의 글쓰기 (220 공유)
두 번째, '브랜드'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의 본업은 브랜드 컨설팅이다. 크고 작은 개인과 기업을 만나 그들의 '브랜딩'을 돕는다. 각각의 기업이 가진 차별점을 네이밍이나 카피, 스토리텔링, 단행본 형태로 풀어내는 일이다. 10년 이상 같은 일을 해왔다. 하지만 그런 브랜딩 작업이 아주 작은 가게나 개인에게 어떤 유익을 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브랜드란 말처럼 크고 작은 오해를 받고 있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큰 기업들이 로고를 바꾸거나 광고를 만드는 일 정도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브랜딩의 본질은 '자기다움'의 발견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자신의 '남다른' 차별점을 발견하는 일은 '경쟁력'과 직결된다. 먹고 사는 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고만고만한 사람들, 혹은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다. 지난 1년 간 만난 스몰스테퍼들이 그 생생한 증인들이 되어 주었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알고, 가장 자기답게 사는 사람들을 오랫동안 지켜 보아왔다. 그 노하우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쓰여진 글에 대한 반응은 내게 또 다른 의미의 확신을 가져다 주었다. 내게만 필요한 일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일이라는 사실이 준 위안은 생각보다 큰 것이었다.
3. 우리도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112 공유)
4. 이제, 작은 것들의 시대 (83 공유)
세 번째, 스몰 스텝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스몰 스텝은 내 개인의 영역을 넘어서고 있었다. 이번 달에만 10여 개의 크고 작은 스몰 스텝 관련 모임들이 열렸다. 저 멀리 전주에서 첫 번째 지방 모임이 있었다. 사람책, 미라클 모닝, 토요원서미식회, 스몰정리스텝, 쓰닮쓰담, 마라톤... 거기에 정기모임까지, 이미 내 손을 벗어난 다양한 색깔의 모임들이 쉴새 없이 계속되고 있다. 모든 모임과 행사에 참여하는 일은 불가능해졌다. 나 역시 그 한 부분을 맡아 이런 저런 일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발적인 움직임의 시작을 다시 한 번 복기하는 글은 내게도 분명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원래의 취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5. 우연한 시작, '모두'의 스몰 스텝 (71 공유)
어떤 글이 읽히고, 어떤 글이 팔리는가
글은 읽히기 위해 쓰여지는 것이다. 한 사람의 생각과 가치가 전파되는 과정이다. 하지만 진짜 글쓰기는 '읽히는 것'에 머물러선 안된다. 실천과 변화로 연결되어야 한다. 나는 글쓰기를 향한 사람들의 열망을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쓰닮쓰담'이라는 이름의 글쓰기 워크샵을 열었다. 주말반으로 모자라 평일반을 개설했다. 약 스무 명의 사람들과 함께 모여 매주 강의를 하고 함께 글을 쓴다. 평범한 글쓰기가 아니다. 가장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한 지혜들을 모으는 작업이다. 이 과정은 내가 지난 10년 간 배운 '브랜딩'의 과정을 고스란히 따른다. 이제 '읽히는' 글은 '팔리는' 글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실제로 여기 쓰인 글들의 대부분은 출판사와 계약을 맺은 상태로 쓰이고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큰 힘을 얻는가,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살아있음을 느끼는가, 나의 삶이 어떻게 하면 선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가, 나의 직업에서 어떻게 차별화될 수 있는가, 그런 고민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내는 변화들을 매번 모임 때마다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시간들을 통해 나는 또 다시 나다워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또 한 편의 글을 쓰는 중이다.
60일의 글쓰기는 내게 '용기'를 가르쳐 주었다. '확신'을 가져다주었다. 매일의 작은 실천이 만들어내는 놀라운 변화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은 나 한 사람에서 수많은 다른 사람들도 끝없이 전파되고 있었다. 나는 그 변화들을 또 다시 '글'의 형태로 옮겨 적었다. 그 깨달음들을 '강의'의 형태로 옮겨 다시 사람들에게 전했다. 그것이 가장 나다운 삶의 과정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내 삶은 지루할 틈이 없다. 모든 것이 쓸거리가 되고 모든 경험이 강의 자료가 된다. 이미 브랜드가 되어버린 사람들을 찾아 곳곳을 누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을 만난다. 점점 더 많은 경험들이 쌓인다. 나는 점점 더 나다워진다. 내가 매일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권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니 읽히는 글을 쓰자. 가능하면 팔리는 글을 쓰자. 그런 글을 쓰기 위해 매일 글을 쓰자. 그 글을 리뷰하자. 그 속에서 가장 나다운 삶의 비밀을 찾자. 이것이 새벽 4시 20분에 일어나 6시가 다가오는 지금까지 글을 쓰는 나에게, 나 지신이 조용히 속삭이는 메시지다.
* 스몰 스텝을 통해 자신만의 '나다움'을 함께 발견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