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을을 가만히 눈에 담고 있는 당신들도 아름다웠습니다.
내가 아는 아름다움을 다 나누고 싶은
노을을 보러 종종 들리는 바닷가를 당신들과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을 누군가와 함께 가는 것은 처음이었고 내게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만 당신들에게는 어떨지 몰라 설렘과 동시에 걱정도 컸습니다. 바닷가보다 먼저 들린 상화원을 당신들은 좋아했습니다.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이곳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노을도 마음에 들어 할 테니까요. 차를 타고 바닷가를 향하는 동안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 당신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져 당신들의 노랫소리에 가만히 내 목소리를 더해보았습니다.
이른 시간에 도착한 바닷가는 휑해 보였고 예전과 달리 사람들도 많아져 다시 마음이 조마조마해졌습니다. 다행히 해가 지기 시작하자 바닷가는 고요해졌고 수평선은 발그레한 볼을 가진 아이의 모습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당신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노을은 이날 유독 더 아름다웠고, 그 노을을 가만히 눈에 담고 있는 당신들도 아름다웠습니다.
혼자 왔을 때와 달리 많은 감정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다시 혼자 올 때면 오히려 그때의 내가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노을과 당신들 덕분에 나의 하루까지 함께 아름다워졌습니다. 내가 아는 아름다움을 다 나누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글, 사진 :: 임성현
Insta :: @always.n.all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