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피어나는 시]
평소에는 드러내지 않아
넌 그저 조용히 네 할 일을 하거든
그러다 정말 한계점에 닿으면
그때야 힘들어라고 얕게 말해
그러면 그때야 깜짝 놀라는 거야
너라는 존재가 나에게 있었다는 걸
네가 희미해질 때야 비로소
너라는 존재를 인식하게 되는 어리숙함
깊게 마셔봐 너를 깨우려고
깊게 뱉어봐 너를 살리려고
그러다 비로소 깜짝 놀라는 거야
평소에는 인식조차 되지 않았던 행동들이
이렇게나 힘들다는 걸 알아버린 거야
네가 정말 엄청난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전혀 띠내거나 생색내지 않았다는 걸
그걸 이제야 알아서 깜짝 놀라는 거야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인 거야
폐렴 입원 3일 차에 접어듭니다.
숨 쉬는 게 그저 당연한 줄 알았는데
그 당연함이 이렇게 힘든 건 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일상의 무탈함을 감사하게 되는 마음이 더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