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열정

by 청리성 김작가


뜨거울 때 바로 전달하면, 타인이 데일 수 있는 것


잊고 지내다 문득 떠오르는, 지난날의 시간이 있다.

‘그땐 그랬었지?’ 하면서 그냥 넘어가는 시간도 있고, 기억 깊숙이 들어가, 연결된 다른 기억까지 찾아갈 때도 있다. 필자도 그런 시간의 지점이 몇 곳 있다. 그중에서 가장 소중한 시기를 꼽으라고 하면, 주일학교 교사를 했던 3년의 세월이다. 20대 초반의 그 시간을 아쉬움으로 떠올릴 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삶에 밑거름이 되어준 시간이었다.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것과 일하는 방법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신입으로서 처음, 2박 3일 연수를 받고 나왔을 때 있었던 일이다.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쳐야 해서, 다양한 연수를 받는다. 당일로 하는 것도 있지만, 2박 3일로 하는 연수도 있다. 강의도 듣고 토론도 하고 실습도 하면서, 교사로서의 역량과 마음가짐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함께 하는 시간 모두가 소중했고,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짧게 느껴졌다. 연수를 마치는 날, 본당 동료 교사들이 찾아와, 수고했다며 격려해 주고 축하해줬다. 그리고 저녁을 함께 먹으러 갔다.

저녁을 먹으면서, 연수에서 느꼈던 생각과 마음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몸은 연수원을 나왔지만, 마음은 아직 연수원에 남아 있었다. 한참을 얘기하고 있는데, 선배 교사가 조용히 말을 건넸다. “네가 어떤 마음인지 충분히 안다. 지금은 네가 여기 있는 교사들 중에, 가장 열정이 넘치는 교사라는 것도 안다. 왜냐하면, 넌 지금 연수를 다녀와서 아직 마음에 불이 타오르고 있으니까. 그렇다고 여기 있는 교사들이 열정이 없는 것은 아니야. 다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야. 지금 말고,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연수에서 배웠던 것과 느꼈던 것을 다시 얘기하면 어떨까?”


어느 순간, 필자는 판단하고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느낌을 온전히 전해주고 싶어 한참을 얘기하다 보니, 동료 교사를 판단하고 가르치는 모양이 됐다. 필자는 느끼지 못했지만, 연수에 참여하지 않았던 동료 교사들은 느꼈다. 선배들도 경험했던 부분이라, 이해하면서 조용히 얘기해 줬다. 그때는 서운한 마음이 컸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이해할 수 있었다. 열정이 있는 것은 좋지만, 때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열정이 때로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자신이 열정이라 생각했던 것이 교만으로 변형돼, 타인을 비판하고 가르치려는 순간 그렇게 된다. 내 마음에 불이 타오를 때, 그것을 그대로 전달하기보다, 숙성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숙성의 시간을 통해, 타인이 데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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