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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Dec 11. 2021

빨래방에서

이별을 고하며


생각해보면

세상살이 모두 이별이다


빨래를 세탁기에 넣으니

빨래와 잠시 이별,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는

하늘과 이별,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방탄소년단의 'love maze'는

스피커와 이별,

커피 추출기에서 떨어지는

에스프레소는

추출기와 이별,

이륙하는 비행기는

땅과 이별,

모두 모두

이별,

안녕,

Farewell


생각해보면

세상살이 모두 만남이다

비행기는 착륙할테고,

아메리카노는 내가 마실테고,

노래는 내 귀로 흘러들어왔고,

겨울비는 도로와 kiss중이고,

아, 빨래가 벌써 다 되었네

마른옷은 내가 입을테지


이별이 만남이고

만남이 이별이네

둘이 다르지 않음을

눈가에 맺힌

눈물만 몰라

이별을 생각하면

-

떨어진 심장은

누구와 만나나


안녕,

Farewell ,

우리 다시 만날때까지

안녕, 안녕, 안녕...


출국을 하루 앞두고 동네 빨래방에서



이제 캐나다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낯선 곳을 향하는 두려움과 설렘 모두 화물칸에 싣고

저는 이별을 고합니다.

이별은 새로운 만남이라지만, 3년후 다시 돌아올테지만

어쩐지 마음 한 구석 눈물이 차오르네요. ㅜㅠ

캐나다에서 좋은 소식으로 다시 만날때까지

잘있어 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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