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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Nov 18. 2021

일출

창작시(사진: 김운용)

마음이 서걱거리는 날에는

아무도 몰래

산으로 가자


아무도 깨지 않은 새벽에

아무도 밟지 않은 산길을

아무도 몰래 걷다 보면

조용히 말을 건네는 

산의 목소리


산도 때때로 외롭다

나무들 곁에 누워

은하수말 걸어 보지만

유령 같은 별들은

슬픈 눈망울만

반짝 반짝


태고의 짐승 같은 이, 

홀로

산에서 울면

어두운  그림자

멀리 쫒아보내고

검푸른 새벽 같은 외로움에

산이 부르는 

간절한 노래


해가 떠 오른다


쓸쓸한 짐승 같은 이

언 마음 녹이려

산이 불러다 

아름다운 친구가

이제 막

기지개를 켠다



https://brunch.co.kr/@43f74bad7292492/155




얼마전 브런치 김운용 작가님의 글방에 올라온 일출 사진에 홀딱 반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작가님께 배경화면으로 삼고 싶다 말씀 드리니 선뜻 사진 원본을 보내주셨습니다. 특히 제가 메인으로 올린 '일출을 등진 채 앉아 있는 사람(작가님)'의 사진에 담긴 정서가 뭔가 말할 수 없는 울림이 있어 시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모두가 영감을 주는 존재, '뮤즈'가 내게 현현해 와주길 꿈꾸곤 합니다. 뮤즈는 우리에게 책으로, 음악으로, 영화로, 때로는 사람으로 선물처럼 찾아오곤 하지요. 저 일출 사진을 찍기 위해 작가님은 분명 깜깜한 산 속을 그 누구보다 부지런히 오르셨을테지요. 그리하여 사진에 담긴 장엄한 광경은 이렇게 제게도 흘러 와 오늘의 뮤즈가 되어 주었습니다. 김운용 작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시가 마음에 드시길, 작은 바람 띄워 시를 보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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