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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Dec 04. 2021

어느 고고학자의 고백

창작시

이라는 대륙 위에서

나라는 유물을

조심스럽게 발굴해 본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폐허가 있다


산다는 것은

죽음을 발견하는 일

삶은 내내

피비린내 진동하는 전쟁의


전투의 흔적 속에서

이리 저리

흩어진

내 사지를 주워 닮는다

뼈를 맞추고

살을 꿰맨다

 

때로는

어두운 바다 속을 헤맬때도 있다

깊게 침잠한 무의식 속에서

성긴 그물로

생의 의미를 사냥해 보지만

잡히는 건 그저

몸뚱아리 큰 허무


무엇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채

고장난 나침반을 들고

사막 같은 대륙을 건너

생은

별처럼 빛을 내줄까


밤마다

고해성사를 한다

나를 새로 맞춘다

잃어버린 조각들은 

지나온 사막에

유물처럼 묻혀

그 길을 지나가는

나그네가 발견해 주는

헛된, 꿈을 꾼다

어긋난 조각들이 시려워

어루만진다


나는 밤마다 눈물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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