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지구를 동그란 눈으로 그윽하게 내려다 보는 달과 눈 맞춤을 할 때가 있습니다. 동그랗고 하얀 암석 덩어리에 불과한 달이 지구와 함께 우주 공간에 떠 있다고 생각하면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이곳이 생각만큼 단단한 것은 아니라는, 기묘한 공포에 사로잡힐 때도 있지만 오묘한 반사광에서 퍼져 나오는 달만의 아우라를 바라보노라면 마치 그가 내게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한 애처로운 모습과 우아한 아름다움에 잠시 할 말을 잃게 됩니다. 달에게 홀리는 순간이지요. 그리스인들이 왜 달을 여신 '아르테미스'로 신격화했는지 조금 이해도 갑니다.
슈퍼문(Super Moon)이란 지구에 가장 가까울 때의 달을 뜻하는 용어로 1948년 슈퍼문이 관측된 이후로 68년이나 지난 2016년 11월 14일이 돼서야 비로소 지구와 달은 다시 한번 가까워집니다. 견우와 직녀도 1년에 한 번은 만나는데 지구와 달은 68년 만에 가까워졌으니 한때 한 몸이었던 둘은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다음번 슈퍼문은 2034년에 발생한다고 하니 이 때는 놓치지 않고 지구와 달의 데이트를 구경해보려고 합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NASA(미 항공우주국)에서는 1972년 아폴로 17호가 마지막으로 유인 달 탐사를 한 지 45년 만인 2017년에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론의 쌍둥이이기도 한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에서 이름을 따온 이 프로젝트는 2024년에남녀 우주인 두 사람이 달 착륙선을 타고 달에 내렸다가 다시 착륙선을 타고 우주선으로 복귀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계획이 성공하면 2028년 얼음이 발견된 달 남극 부근에 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참조)
지구를 곁에 두고도 늘 주위만 빙글빙글 돌아야 하는 달에게는 인간의 방문이 기쁜 일일지, 아니면 귀찮은 일일지 알 수없지만 저로서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꽤 반가운 소식으로 들렸습니다. 특히 달로 가는 두 우주인을 위해 NASA가 선곡한 노래 목록 중에는 BTS의 곡이 3개(소우주, 134340, moonchild)나 들어가 있답니다(제가 BTS의 열렬한 팬이라는 건 아시는 분은 다 아시죠 ㅎㅎㅎ).
각자의 별에서 야망 혹은 방황의 빛으로 어두운 밤하늘을 아름답게 비추는 너와 나는 각각의 소우주라는 세상에서 서로를 알아보고 있어 더 빛난다는 사랑스러운 노래, <소우주>의 가사처럼 나만의 캄캄한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빛나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