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롱아 안녕?
16년 전, 내 나이 23살, 나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나롱이'.
엄마 지인 분이 "딸이 키우던 강아지인데, 집을 너무 비워서 못 키울 것 같대~ 한 번 키워볼래?" 라며 직접 데려오신 게 첫 만남이었다.
난 그날 나롱이와의 눈 맞춤을 잊지 못한다.
엄마 가게 창문 너머로 지인 아주머니의 품에 안겨 나를 쳐다보던 그 눈빛.
그 눈빛에 반해 나는 '책임감'이라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고, 덥석 안아버렸다.
"네! 제가 키울게요~"
그리고 "나롱아~"라는 부름에 바로 알아듣고 꼬리를 치는 모습에 이름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견생 6개월 차에 내 동생이 되었다.
이후, 34살에 결혼을 하며 나와 떨어져 친정집에서 살게 된 나롱이.
처음엔 누나가 집에 왔다가 오랜 시간 다른 곳으로 가는 게 불안하고 어색해 보였지만, 금방 적응했다.
아니, 그런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4년 후, 어느 날 엄마의 카톡.
"나롱이가 요즘 밥도 안 먹고, 좋아하던 간식도 안 먹고, 병원에 가도 이가 안 좋아서 그런 것 같다고 약만 주는데, 일주일째 이러는 게 이상해."
나는 곧바로, "병원에 다시 데려가봐, 꼭!"이라는 메시지 한통을 보내고는 무책임하게 내 할 일을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못 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