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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Jan 31. 2018

어제 내린 눈

'어제 밤에 눈이 왔다는 걸 알고 있어?'

그녀는 어제 밤 하늘에서 가루처럼 흩날리던 눈을 떠올렸다. 

'어 어제 눈이 왔잖아.'

'어, 어제밤에 눈이 온 걸 당신도 알고 있었어?'

'눈이 온 건 다들 알고 있어. 봐봐 오늘 아침에도 밖에 눈이 쌓여있잖아'

'아니 당신이 그랬잖아. 내가 밖에 나갈 때 밖에 눈이 오잖아라고 했더니 당신이 이제 눈은 오지 않아라고 했잖아.'

'그랬지'

'그렇다면 지난 밤 당신은 눈이 온다는 걸 모르고 있었던 거 아니야?'

'당신이 묻고 싶은 게 대체 뭐야? 분명한 건 어제 눈이 왔고, 지금도 눈이 쌓여 있어. 내가 뭘 모른다는 거야? '

글쎄 왜 그랬을까. 

그가 모르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던게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질문은 그를 찌른 것일까?

내가 찌른 줄도 모르고 찌른 걸까?

움찔하고 대신 찔린 것처럼 마음이 뒤로 밀려났다. 


까만 하늘을 보드랍게 어루만지듯 내려오는 눈가루가 보였다.

그것은 신기루가 아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신기루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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