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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랑 Jul 16. 2023

09. 달콤한 계절

22년 가을

달콤함은 어떤 내음의 향일까

밝고 유쾌한 아이들이 다가서고 싶은 향일까,

처음 맞이한 설렘에 녹아드는 마음의 향일까,


가을이 달콤하다고?

옅은 산들바람이 불어올 때,

어쩌다 놀란 추위에 몸을 움츠리다 꺼낸,

한해동안 옷장속에 묵었던 가디건에서 나는,

그 향이 가을의 달콤함일까


울적해서 무게감 있고,

옅은 잿빚이 얹혀져 채색이 무뎌진,

잔잔한 우울이 매력적인 가을에서,

달콤함이라는 향으로 표현할 수 있는 계절


이 계절에 알게 된 너야말로

달콤한 향이 아닐까


산뜻한 듯 하면서도 깊이 있는 감정선과

날카로워서 베일듯하지만 누구도 상처 내지 않는 말이

너를 이루고 있는 풍성함과 그 속의 작은 결여된 지점들이


너무 달아서 한 입 가득 머금진 못하겠기에

조금 거리를 두려고 해도 어느새 다시 돌아와있는

그러한 끌림의 미학이 겁이 날만큼 감미로워서


가을이 달콤하다라는 말에 관능적이라고 하던 너는

선선하고 산뜻한 박하 향일 줄 알았던 너는

정말 너야말로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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