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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랑 Oct 22. 2023

02. 목도리

가장 사랑스러운 계절은,


소복이 쌓여있는 눈밭을 뽀득뽀득 걸어내는 순간도,

베일듯한 겨울바람 사이에서 맞잡은 두 손의 온기도,

익숙한 캐럴이 주는 아늑한 음률의 공간도.


앙상한 가지만 남겨진 나무들도,

질척이는 녹아버린 눈들로 생겨난 웅덩이도,

아린 고통이 뺨으로 느껴지는 날들도.


모두 한 마음으로 겨울이라고 말할 테지.


겨울에 찾아온 사람도, 겨울에 떠나가는 사람도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인 이들일 것이다.


차가운 손끝을 녹여주는 내 품으로

한해의 끝이라는 이별의 마음을

시작이라는 설렘으로 바꿔줄게


모닥불 앞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을

고개 숙여 푹 파묻히는 목도리의 포근함을

너에게 있기에 내가 안심하고 떠날게


사랑해 주기에 너무나 완전한 계절이야

너를 사랑한 만큼 온전히 떠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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