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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서 참 다행이야

- 고양이 혹은 강아지의 시점

(고양이 혹은 강아지의 시점에서)

기억나?
네가 나 처음 데려오던 날.
겁먹은 내 눈빛에 대고
“괜찮아, 이제 우리가 가족이야” 했던 거.

그때 난
‘가족’이 뭔지 몰랐어.
근데 지금은 알아.

가족이란 건
하루 세 번 밥 주는 거,
비 오는 날 먼저 수건 챙겨주는 거,
밤에 같이 자고, 아침에 같이 일어나는 거야.

너랑 함께
처음 산책한 공원,
첫눈 맞은 날,
너무 많이 웃어서 배 아팠던 밤도 다 기억나.

가끔은 네가 울고 있을 때
왜 우는지 몰라도
내가 가서 너 무릎에 얼굴 묻었지.

그 순간,
네 눈물이 멈추는 걸 보면서
‘아, 내가 이 집에 온 건 참 잘한 일이구나’ 싶었어.

우리 참 많은 걸 함께 했네.
별일 아닌 날들을 쌓아서
이렇게 특별한 하루들이 되었어.

그러니까,
오늘도 말해주고 싶었어.

함께여서,
정말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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