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거품이 바글바글 들끓는다
불꽃이 아지렁이 처럼 튀었다
내 눈동자 안에 비친 네 머리칼이 붉게도 타올랐다
밤은 꿈과 새벽을 가로지른다
때로는 잠이 든 마음을 가로질렀다
그리하여 혼자된 부서진 낙엽 같은 눈망울을
진득이 바라보고선
황망한 언어를 메아리처럼 되풀이한다
그런 순간에 꼭
꿈의 창을 뚫고
커다란 고래는
윤슬 사이 빛의 알갱이들을
칠흑 같은 하늘에 쏘아 올린다
비로소 불꽃놀이다
아, 나는 정말로 기다려왔다
내가 걸어온 길마다 새겨진 외로운 가시를
무시할 수는 없었던 것처럼
내게 아무런 이유 없이 범람한
폭발하는 행성 만치 반짝이는 바다를
지나칠 수는 없었다
나는 또 홀로 남겨짐을 알아도
불꽃처럼 바다에 뛰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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