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본경 Nov 01. 2020

일단 이상해도 써 내려가기

4. 쌓아 올리기

실제 설계하고 땅을 잘 다듬고 나면 건물은 무서운 속도로 올라갑니다.

이처럼 초반에 글에 어떤 내용을 쓸지 설계를 잘해 놓고 첫 문장을 잘 잡으면, 글 또한 줄줄 쓸 수 있습니다. 


만약 줄줄 써지지 않으면 두 가지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설계할 때 어떤 내용을 쓸지 별로 생각해 놓지 않았거나, 너무 잘 쓰려고 문장 하나하나 공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내용을 쓸지 떠오르지 않는다면 설계부터 다시 해보세요.

솔직히 글 쓰면서 생각하려고 하면 생각나지 않습니다.

글을 쓰면서 다음에 쓰려고 했던 내용을 까먹기 때문이에요.

천재가 아닌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것이니 자꾸 까먹는다고 스스로 바보라고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 또한 어떤 내용을 쓸지 설계를 다 해놓고 보면서 글 써 내려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만약 아이디어가 넘쳐서 설계를 잘했는데 글이 잘 안 써지나요?

그럼 두 번째 챕터에서 말한 것처럼 처음부터 완벽하게 글을 잘 쓰려고 힘주고 있어서 그런 것입니다.

우리는 대대손손 역사에 길이남을 명작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소통을 잘해서 내 상품의 가치를 인정받고자 함입니다.


그렇기에 힘주지 마시고, 가까운 친구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하며 얘기하듯이 줄줄 써 내려가 보세요. 

맞춤법이 틀려도 괜찮고, 내용이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아도 좋습니다.  

우선 다 쓰시고 나중에 다듬어 보세요.

보통 친구에게 말할 때는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술술 얘기하잖아요.

'나는 바빠서 한 번에 완벽한 문장을 만들 거야!'라고 생각하신다면,

빨리 글 쓰긴커녕 영원히 글을 못 쓰실 확률이 높아요.

말은 한번 뱉으면 수정하기 어렵지만, 글은 언제든지 수정 가능하니까 부담 없이 일단 써 내려가 보세요.

쓰다가 내용이 막히면 설계했던 것을 보면서 '아, 이 내용을 쓰려고 했지.' 하면서 쓰세요.

 

어디서 써야 할까?


전 한글 프로그램이 편해서 그곳에서 글을 썼었는데, 그곳은 너무 친절해서 금방 금방 오탈자를 빨간 줄로 그어줍니다.

그래서 자꾸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차라리 메모 어플로 글을 작성하고 최종적으로 복사해서 한글 프로그램에 붙여놓고 맞춤법 검사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자 하실 때는 무조건 블로그에서 글을 쓰세요.

블로그는 그곳에서 작성하는 시간까지 고려합니다.

다른 곳에서 작성해서 복사해서 붙여 넣고 발행하면 긴 글을 너무 짧게 작성했다고 무작위로 붙여 넣는 글이라고 생각해 저품질로 판단해버립니다.

그러니 블로그에서 발행할 글은 무조건 블로그에서 작성하세요. (한번 더 강조!)


그리고 마지막엔 상위에 있는 '맞춤법 검사' 버튼을 클릭하셔서 한 번에 맞춤법 검사를 하시면 됩니다.

아예 설계 단계부터 블로그에서 시작하셔도 됩니다.

언제든지 저장했다가 불러올 수 있으니까요.


글 쓰는 방식은?


글을 쓸 때, 내가 독자라면 궁금할 만한 내용을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순서로 하시면 좋습니다.

이때 답은 당연히 긍정적이어야겠지요.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답을 이끌 수 있는 질문을 차례대로 해보세요.


예를 들어 식기세척기를 판매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당신은 늘 시간 부족에 시달리고 계시지 않습니까?"

"세척력이 강력해서 직접 하는 것보다 효과가 뛰어난 것을 원하시죠?"

"기능이 다양한데 가격까지 저렴하면 금상첨화지요?"

"이러한 기계가 있다면 바로 구매하시겠죠?"

이런 식으로 무조건 Yes라고 답할 만한 답들을 제시하며, 마지막에 내가 원하는 행동에 Yes를 할 수밖에 없도록 흐름을 만드세요.


글의 내용은?


글 안에 들어갈 내용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하세요.

구체적으로 작성하면 내용도 길어집니다.

짧은 글을 길게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긴 글을 짧게 줄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기에 최대한 구체적으로 상세히 적어 내용이 많아지도록 해보세요.


어떻게 구체적으로 할 것인지는 앞의 챕터에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내용이 가물하다면 다시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

(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으로 _ 글 잘 짓는 도구 획득하기 5' )




건물을 지을 때 도배까지 같이 하면서 짓지 않습니다.

일단 재료들을 이용해 쌓아 올린 다음에 도배하고 인테리어 합니다.

그것처럼 지금은 설계한 내용을 바탕으로 재료들을 이용해 써나가기만 하세요.




결론,

* 초반에 설계를 잘하면 글은 술술 쓸 수 있음

* 그런데도 글이 안 써진다면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 쓰려고 애쓰기 때문

* 일단 쓰고 수정은 나중에! 따라서 실시간으로 맞춤법을 알려주는 한글 프로그램보단 다른 메모 어플들을 사용

*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는 반드시 처음부터 블로그에서 써야 함 (다른 곳에서 써서 복사 붙여 넣기 금지!)

* 긍정적인 답을 할 수밖에 없는 질문들을 유도하며 마지막에 원하는 행동을 위한 질문을 함

* 길수록 수정하기 좋음, 구체적으로 쓰면 길게 쓸 수 있음

이전 11화 원래 첫 문장이 어렵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