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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도 Oct 26. 2024

감바스 알 하이요에 대한 어느  한 연구

캠핑의 정서와 요리 정서의 완전함




캠핑에서는 감바스 알 하이

먹은 흔적은 가을 낙엽 같아

그 흔적의 풍경은

늦가을 소쇄원 계곡의 낙엽 같기도 해

때로는 오필리아의 연못 같기도 해


흔적은 모두 죽음이야

그토록 포만감이 드는 흔적은

사물의 명멸 속에서만 태어나는



늦가을 소쇄원 계곡의 낙엽 같은

오필리아의 연못 같은

가을 빛 감바스 알 하이오의 명멸

죽음과도 같은 포만감의 흔적

죽음은 포만감일까...

끝물의 흔적

완전함이 자리이동 후 듬성듬성 나뒹구는 표적들의 남겨짐

남은 것들의 여백은 모아짐의 빽빽함을 저 멀리 밀어 넣고 그 빈 공간을 드러낸다

래의 사물의 그 표정을

앙상한 가을 나뭇가지들처럼

그래서 멀리 보인다


그리들의 검은 빛은 연못이다

유광의 소스는 물의 검은 표면이다

검은 물은 죽음이다

응축된 기억

그 많은 정보

뼈에 새긴 경험들이 모이는 자리

모여는 곳, 그 죽음의 자리

생명은 모이면 죽는 것

동시에 죽음은 어떤 무엇으로 변화하는 것

그 생명을 관장하는 것 물이

많은 물

다양한 모여듦은 검은 것이다

모이는 것은 죽음을 거친다

내가, 네가 죽지 않고서 다른 것이 되는 일은 없다

죽음의 표상은

빈 공간에 갇히는 것이다

그것은 한가함이라고 명명된다

한가함 속에서만이 변양을 일으키는 것

꿈을 꾼다

도취의 힘이 그 막을 채운다

흔적은 과거다

죽음의 포만감은 도취로 이끈다

그 많은 것을 먹은 포만감은

잠으로 이끈다

긴 꿈, 긴 한가함

커다란 빈 공간에 차 오른다




*'감바스 알 아히요 Gambas al Aji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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