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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영 Aug 02. 2022

아프면 그제야 인식되는 몸

재밌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일반주부들이 무용수가 되어보는 경험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주최자들이 작은 노트를 나눠주며 몸에 대한 기록을 해보라는 과제를 내주었고 일주일이 지나 다시 모인 그룹이 노트에 어떤 것들을 적었는지 나누었다. 몸에 대한 기록을 하려다 보니 여기 저기 아픈 곳만 잔뜩 썼다는 참가자들. 세상에나. 나 역시 머리부터 시작해서 턱, 어깨, 허리, 고관절, 무릎, 발목 등등 아픈 곳을 적어 내려갔다. 턱은 자꾸 삐걱거리고 어깨는 나도 모르게 자꾸 올라가 있고 허리는 척추 사이를 벌려주면 시원한데 조금 걸으면 금새 통증이 시작되는 등등의 기록이었다. 우리는 모두 아플 때 몸을 인식한다. 


건강하고 안정된 상태의 몸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기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몸을 인식하지 못한다. 결국 몸이 삐걱거리고 통증이 시작되면 비로소 그 기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매일 매운 것으로 위를 채우다가 탈이 나고서야 위에 무리를 주었다고 후회하게 되는가 하면 평소 구부정한 자세로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놓지 않다가 목과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고 나서야 목과 허리를 혹사한 것을 깨닫는다. 


왜 우리는 몸이 아프기 전에 우리 몸을 인식하지 못할까? 몸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몸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수업을 하면서 팔을 옆으로 들어보라고 한 적이 있다. 팔은 어깨, 팔꿈치, 손목의 세 군데 관절을 움직이며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손가락은 제외하고 말이다. 보통 팔을 들어보라고 하면 이 세 부위의 관절이 없는 것처럼 하나로 사용한다. 그래서 팔을 옆으로 들고 있는 상태에서 팔꿈치가 뒤를 보도록 팔꿈치를 살짝 들어 올리면 보통 손바닥이 땅 쪽으로 돌아간다. 이 때 손목만 돌려 손바닥이 앞을 보게 만들어주면 다들 깜짝 놀란다. 이렇게 따로 돌아가는 줄 몰랐다고 하면서 말이다. 상체를 옆으로 스트레칭할 때 역시 몸의 방향을 조금만 바꿔도 이완되는 부분이 확연히 달라지는 데 이것을 알아차릴 때도 같은 반응이다. 


우리는 우리의 몸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통증이 시작되기 전에도 분명 몸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시작되고 있어. 이제 곧 아프기 시작할 거야. 제발 지금 깨달아줘’ 하면서 말이다. 우리가 몸의 소리에 더 귀 기울인다면 몸에 일어나는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몸은 우리의 마음을 담는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우리의 몸을 통해 나타난다. 부디 우리 독자들이 몸의 작은 변화도 민감하게 인식하며 그 안에 근원이 되는 마음의 문제를 속히 해결하여 늘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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