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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uie Jul 17. 2020

도서관 결혼식장, 가 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만족했습니다만

※ 2015년, 국립중앙도서관의 예식장 대관 초기의 내용입니다. 세부적인 내용들은 최대한 업데이트하였지만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


우리, 도서관에서 결혼했어요


도서관에서 결혼식을 하려고 하니, 아무래도 사진 자료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미리 탐방을 해 보고 이벤트나 장식, 공간 활용 등을 파악해 봐야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미리 다른 커플의 결혼식 분위기를 슬쩍 탐방해 보고 왔다.


그리고 간 김에 식사 시식도 해 봤다, 식사는 중요하니까. 이 경우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결혼식 예약을 한 커플에 한해서, 해당 업체의 음식을 1회 무료로 시식할 수 있다. (2인까지 무료) 날짜마다 가격대가 다르고 따라서 식사 종류가 다르다. 담당자가 그 날의 식사가 얼마짜린지 알려 주시므로 감안하고 시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소는 국립중앙도서관의 국제회의장. 입구로 들어가면 본관이 보이는데, 그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아무래도 전문 예식홀이 아니다 보니 결혼식장 안내가 크게 쓰여 있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고, 스스로 국제회의장을 찾아가야 한다. 그러나 찾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 계단을 올라가 보면 오른쪽에 조그맣게 입간판이 서 있고 해당 날짜의 신랑신부 이름이 적혀 있다.


저 꽃들은 조화로 추정된다. 버진 로드에 사용된 천이 좀 미끄러우니 주의.


홀은 생각보다 크다. 사실 도서관 결혼식 자체가 하객을 많이 수용하지 않게 되어 있기 때문에(200명 제한) 홀이 북적거린다는 느낌은 없고 오히려 조용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정면으로 보이는 두 개의 문으로 들어가면 예식홀이 있다. 신부는 왼쪽 끝에 있는 문으로 이동해서 입장한다.


다만 평소에는 국제회의장으로 사용되는 장소다 보니 로비가 꽤 넓은 편이고, 하루에 한 팀만 결혼식을 하기 때문에 쥐어짜봐야 우리 하객밖에 없다. 다소 로비가 썰렁해 보일 수 있어서, 식을 기다리는 동안 이 로비에서 서성거릴 분들을 위해 뭐라도 먹을 게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요즘은 많이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때는 감각 있는 사진으로 꾸며진 포토 테이블이 유행이었는데, 포토 테이블 정도는 서너 테이블 하고도 남을 만큼 넓은 로비가 있다. (그러나 우린 포토 테이블 안 했다..스튜디오 촬영을 안 하니 사진이 없다)



예식홀 안의 분위기는 정갈하고 소박한 느낌. 기대했던 이상이라서 괜찮다 싶었다. 사실 도서관에서 한다는 의미가 내겐 중요했기에 분위기는 그리 기대하지 않았는데, 조명도 좋은 편이고 기본으로 주는 꽃장식도 깔끔하다. 원한다면 꽃장식을 좀더 할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나쁘지 않아서 특별히 뭔가를 추가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것은 버진 로드 옆의 조화 꽃장식, 그리고 하얀 휘장, 버진 로드에 깔린 천과 피아노 정도다. 물론 샹들리에와 레일 조명은 기본으로 제공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뒤에 남는 자리가 많아서, 200명 이상도 올 순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200명 이상이 되면 서 있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 뭐, 어느 결혼식을 가도 어쩔 수 없겠지만. 음악 연주의 경우 원래는 피아노만 제공되는데, 만약 연주를 원하면 섭외할 수 있고 MR을 원할 경우 담당자가 있다. (뒤쪽에 MR실이 따로 있었음) 영상 등을 쏠 수 있는 스크린도 있었으니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신부대기실이라고 안내 받은 곳이 너무 엄청났는데, 난 신부 대기실을 보고 나서 「 그냥 나도 밖에 서서 하객들을 맞이할까봐 」 라고 말했다. 대기실에 앉아 있는 게 싫어서가 아니고- 아니, 조금 싫어서였던 거 같기도 하다. 다행히 당일에는 다른 곳임을 알게 되어서 잘 해결되긴 했으나. 폐백실은 괜찮아 보였고, 예식홀과 바로 옆에 붙어 있다.

  

저 연두빛 테이블이 눈부시다!


식당이다. 마치 대학의 학생 식당이나 다소 오래된 회사의 구내식당 느낌이 강렬한 저 테이블이 인상적인데, 테이블 보를 씌울 수도 있긴 하지만 신랑신부가 따로 업체를 섭외해야 한다는 난점이 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날 시식한 음식은 괜찮았고, 당일 하객들의 맛 평가도 매우 좋았던 기억이다.


출장 뷔페 등은 허가되어 있지 않고 - 그런데 했다는 사람도 있긴 했음, 지금은 허가가 되는지도 모른다 - 독점 업체와 계약하거나 도서관 주변의 음식점을 섭외할 수 있다. 하지만 도서관 주변이 워낙 휑한 곳이라 식사를 하려면 반포 쪽으로 이동해야 할 것 같았다. 하객들을 모두 이동시키기도 어려우니 그냥 여기서 하는 게 나을 듯도.


피라미드 아님. 국립중앙도서관임.

   

그리고 밖으로 나와 본관 쪽을 바라보니 정말 좋았다. 친구들과의 사진은 오히려 이 곳에서 찍어도 좋을 것 같다. 결혼할 때 쯤이면 날씨도 조금 더 따뜻할 테고, 화창한 날에 도서관 앞뜰에서 사진 찍으면 행복할 듯. 문득 기분이 좋아진 오후였다.




본 글 포함하여, 이렇게 짧은 시리즈로 기획된 글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업로드했던 글을 다소 수정/추가함)


* 우리, 도서관에서 결혼했어요

* 도서관 결혼식 사전 탐방과 시식

* 국립중앙도서관의 신부 대기실, 이것이 실체다

* 로비가 허전해요, 커피 케이터링 업체 예약과 하객 선물 꾸리기

* 주례 없는 결혼식, 이벤트는 꼭 필요한가요?

* 폐백, 안 하려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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