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주인, 문여소
나그네 손님 들어가오*
괘괘 굉굉 굉굉구굉
마당딛고 여기저기
손님네들 들고서서
쇠풍악 울려대며
일년 복을 빌어보세
저녁답엔 밝은 달
더위팔던 동무들 모여
깡통에 쥐불담고, 휙휙
열두다리 건너가며
너도나도 희망을 기원한다.
귀밝이 술도 한잔
와그작 부럼도 깨고
해지기전 오곡찰밥
온갖 나물 모아다가
귀신도 모르고 갈
비밀스런 잔칫상
굉굉굉 문을 열어젖혀
모두모여 불짚이라
온세상이 불꽃나비
그 꼬리 길게 펄럭일 때
우리의 온 기원(祈願)
보라, 저 거대한 달집을!
괘괘 굉굉 굉굉구굉
마침내
하늘을 가득채운
거대한 둥근 달이 솟았도다.
사람들의 소원을 모다 담아
휘영청 밝은 달 빛의 기운을
세상 가득 뿌리노라.
활활 타는 달집 우로
둥근 달이 굽어보사
그저 우리네
건강하게 하옵시고
무탈하게 하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영남지방 지신밟기 노래 시작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