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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마다 Feb 06. 2023

정월 대보름

시(詩)를 담다


주인 주인, 문여소

나그네 손님 들어가오*

괘괘 굉굉 굉굉구굉

마당딛고 여기저기

손님네들 들고서서

쇠풍악 울려대며

일년 복을 빌어보세


저녁답엔 밝은 달

더위팔던 동무들 모여

깡통에 쥐불담고, 휙휙

열두다리 건너가며

너도나도 희망을 기원한다.


귀밝이 술도 한잔

와그작 부럼도 깨고

해지기전 오곡찰밥

온갖 나물  모아다가

귀신도 모르고 갈

비밀스런 잔칫상


굉굉굉 문을 열어젖혀

모두모여 불짚이라

온세상이 불꽃나비

그 꼬리 길게 펄럭일 때

우리의 온 기원(願)

보라, 저 거대한 달집을!


괘괘 굉굉 굉굉구굉


마침내

하늘을 가득채운

거대한 둥근 달이 솟았도다.

사람들의 소원을 모다 담아

휘영청 밝은 달 빛의 기운을

세상 가득 뿌리노라.


활활 타는 달집 우로

둥근 달이 굽어보사

그저 우리네

건강하게 하옵시고

무탈하게 하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영남지방 지신밟기 노래 시작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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