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부작사부작 「 」 - 02
이 프로젝트는 올봄에 문을 연 '청년 공간' <문화라운지 영>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전제로 한다.
나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공간을 이야기로 채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프로젝트 신풍'을 기획해 지난 몇 달을 보냈다.
내가 기획한 '프로젝트 신풍'은 크게 3가지 파트로 나뉜다.
신풍 유리, 신풍 노트, 신풍 탁자..
아날로그적이면서도 복고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이와 같은 제목을 사용했다. 또한 소재를 알아차릴 수 있게 하는 직접적인 면도 주요했다.
신풍 유리 : '문화라운지 영'을 찾은 방문자들의 한마디를 모아 유리창에 전시함으로써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의 풍경이 되는 순간을 만듦.
신풍 노트 : 참여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글을 적어보는 상시 코너로 자유로운 기록을 통해 일상의 순간을 되새기며 이야기로 쌓아가는 과정.
신풍 탁자 : 자신의 일상을 살펴보면서 이를 간단히 기록해 진(zine)을 만드는 프로그램. 나만의 이야기를 담아 제작하는 특별한 경험으로 <나의 일상 워크숍>이라는 별도의 타이틀로 진행.
아날로그 대문자I 기획자의 '프로젝트 신풍'은 여전히 '문화라운지 영'이라는 공간을 잘 채우고 있다.
09화 당신의 낱말들, 10화 왼손쓰기, 11화 글의 길을 걷기 편을 통해 신풍 노트를 소개했고,
08화 나의 일상 워크숍 - Start!, 12화 사람들은 모두 나만의 매거진을 가지고 있다, 13화 #나 #일상 #주름 #감각 #기록, 14화 엄청난 아카이브 편을 통해 신풍 탁자를 소개한 바 있다.
그에 비해 신풍 유리는 따로 소개할 만큼의 내용이 없어서 아직까지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전,
'문화라운지 영'을 들어서는 나의 눈과 귀를 끄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이 장면이었다. (*볼륨을 키워서 들어보시길..!)
그때, 미리 와 있던 한 동료가 나를 바삐 불렀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자신이 찍어놓은 위의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나와 마찬가지로 이 장면이 눈에 들어왔던 모양이다. (덕분에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땡큐, ppetit)
나름의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다.
사실 몇몇을 제외하고는, 모르는 사람들이거나 친하지 않은 사람들임에도 먼저 다가가서 카드를 작성해 주십사 요청하는 것이 대문자I인 나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나와의 싸움(?)을 마치고 얻어낸 결과가 이렇게 뜻밖의 선물을 건네니 뿌듯하기 그지없다.
난관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처음 생각했던 자리는 신풍 노트와 신풍 탁자의 작업물들 뒷면에 위치한 유리창이었다. (사진 참조)
이렇게 '프로젝트 신풍 zone'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뜻밖에도 유리창 아래쪽에 벌레 퇴치를 위한 끈끈이가 자리하고 있어서 도저히 저 자리를 사수할 수가 없었다. (이걸 준비하면서 그런 것이 숨어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겉으로는 너무나 평화로워 보이는..ㅠ)
눈 딱 감고 어찌어찌해서 붙인다 해도 혹 카드가 떨어지는 만약의 사태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에.. 고민 끝에 좀 멀리 떨어진 안전한 유리창을 선택했다. (사진 참조)
하지만 역시나 아쉬웠다.
다른 작업물들과 떨어져 있는 것도 그렇지만, 생각보다 웰컴 카드(→카드의 원 이름이다..ㅎ)의 수가 많지 않은데 비해서 창문은 너무 넓어 휑한 느낌이 컸다. 그나마 오픈 행사 때 붙여놓은 듯한 풍선이 있어서 조금은 덜 외로운 듯한..
결국 작은 사이즈의 유리창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유리 사이즈가 아담해서 좋았지만,
열고 닫아야 하는 창문이기에 염려가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혹시, 떨어지는 건 아닐까..??
창밖으로 날아가면 그대로 끝인데..
...
...
그런데 웬걸, 이제 보니 쓸데없는 기우였다. 이렇게 발랄하게 바람의 리듬을 타며 연주를 들려줄 줄이야..! ^^
나의 작업물이 빚어낸 일상의 연주..
뜻밖의 연주에 기분 좋아진.. 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