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
살아가면서 가장 가치를 두고 추구해야 하는 삶의 형태를 나는 '평온(平穩)'에서 찾는다. 사사로움이 없이 평평하고 마음이 고르고 바른 상태가 평온이 아닐까. 살면서 늘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지만 단 한 번도 완벽하게 평온한 상태를 유지한 적은 없었다. 스스로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해하지 못해서 평온한 상태에 이르지 못 한 건 아닐까.
평온한 삶은 몽돌해변에 놓은 돌멩이 같다. 모진 바람과 파도에도 굳건히 자기를 지키면서 여러 흐름에 따라 자신을 맞춰가며 살아가는 몽돌 같은 모습이다. 많은 유혹과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자신의 본모습을 지켜나가기란 참 어렵다. 평온할 사람일수록 스스로를 잘 돌보고 자신을 잘 다스릴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잘 맞출 줄 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굳이 가면을 써 가며 자신을 포장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모습을 바라봐 줄 수 있는 능력은 타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있는 것이다. 타인으로 하여금 자신을 온전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건 스스로가 가진 평온한 상태를 잘 유지해서가 아닐까.
마음의 힘듦이 주기적으로 찾아와서 나를 괴롭히는 경우가 많았다. 사소한 문제로 고민하며 밤을 설치는 경우도 많았다. 타인을 미워하느라 쏟지 말아야 할 나의 에너지를 낭비하기도 하고 그 감정을 부정하며 미워하지 않으려 애썼던 시간도 많았다.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런저런 생각에 치우치고 나는 철저히 과거지향적인 사람이라 그때의 그 상황과 행동에 후회를 많이 하며 원망도 많이 했다. 미워하고 원망하게 되면 자신이 되려 괴로운 법인데 알면서도 수많은 시간을 괴로움 속에서 산 것 같다. 스스로에게도 화해하지 못하는 나인데 어떻게 이 속에서 평온을 찾을 수 있을까.
이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 블랙홀도 완벽한 블랙이 아니듯. 하물며 사사로운 감정에도 쉽게 휘둘리는 나란 존재는 불완전하기 그지없다. 그렇기에 스스로 온전히 받아들인다는 건 아마 오지 않을 영혼의 미래를 기다리는 허망한 일인지도 모른다. 내게 주어진 하루 24시간, 모진 풍파의 시간 속에서도 평온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연습이 꼭 필요하다. 언제 가장 평온함을 느끼는가 생각해보면 이성보다 감성이 8할 이상을 차지하는지라 꼭 배경이 필요하다. 큰 창이 나있는 곳에서 '멍 때리기'를 하는 나를 상상해 본다. 조용하고 평화롭다. 좀 더 철학적으로 얘기하자면 큰 창이 나 있는 곳에 앉아 사색하기. 숲이 우거진 곳에서 새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들으며 산책하기. 좋은 음악 들으며 나만의 공간에서 예쁜 찻잔에 차 마시기.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고요한 상태에 놓여있을 때 나는 평온하다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약속해보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야.
내게 주어진 삶 안에서 기쁨을 찾자.
생각이 복잡해지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 올리자.
하루의 감정은 절대 다음 날로 가져가지 말자.
스스로 정한 5 계명만 잘 지켜도 평온함에 쉽게 도달할 것 같다. 얼마나 수련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하지 않아도 스위치 끄고 켜듯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모진 불평으로 스스로를 갉아먹었던 나 자신이 미워진다. 알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습관들이 이럴 땐 참 무섭다. 앞으로 나는 나 스스로에게 마음을 내어 주어 좀 더 너그러이, 여유롭게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겠다. 삶이란 어느 순간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그 변화의 순간에서도 나를 지켜가며 해변의 몽돌처럼 이리저리 굴러도 자신에게만큼은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가야겠다. 지나온 나를 받아들이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어지러운 삶 속에서도 평온이 언젠가는, 반드시, 꼭 찾아오리라는 것을 믿는다.
by. 달콤한 게으름 (서혜정)
평온 - 평화롭고 안온(安穩)함.
- 조용하고 평안함.
- 고요하고 평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