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를 떠나온 대학생활에서 끄적거린 그림을 온라인으로 올리며 그리기에 재미를 붙였다면, 본격적인 그림을 그린 건 대학을 졸업하고 시작한 서울 생활에서였다.
알바가 아닌 첫 직장을 다녔고,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전시회나 배움의 장소를 기웃거리면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듬뿍 받았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존중받는 도시에서 느낀 것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메뚜기처럼 서울 곳곳에서 살면서 내가 있는 공간을 내 그림으로 채웠지만 그림으로 남에게 평가받기 두려운 시기기도 했다. 사실, 그 남은 나였을 수도 있다. 내가 나를 마주하기 힘든 순간이 많았다.
특이해야 할 것 같아 일부러 더 튀게 그려보기도 하고 온갖 물건이 캔버스 위에 올라갔다.
그림에서 그때의 내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