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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석근 Nov 17. 2024

사랑과 전쟁 3   

 사랑과 전쟁 3     


 서로가 첫 번째인 혼인하고 아이 낳고

 부부라 불리지만 왠지 항상 당신의

 첩인 것만 같지요

 당신도 항상 나의 그것인 것만 같지요     


 - 김경미, <나는야 세컨드 3> 부분            



 본처와 첩(세컨드)의 차이는 무엇일까? 본처는 남편에 대한 소유권을 강하게 주장할 것이다. “너는 내 거야!”     

 반면에 첩은 남편을 다른 여자와 공유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시인은 이 첩의 정신, 세컨드 정신을 갖고 있다.     


 따라서 시인은 남편이 밤늦게 오건, 다른 여자와 밤새도록 함께 있건,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수만 년 전의 원시인들이나, 지금도 지구 곳곳에 있는 석기 시대를 살아가는 소수민족사회에서는 부부의 소유권을 우리처럼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다.     


 문명은 소유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사람에 대한 소유권을 당연시하게 된다.     


 이 ‘소유권 의식’이 우리를 얼마나 망가지게 하는가? 부부는 ‘같이 또 따로’ 살아가야 한다.     


 서로에 대한 사랑은 소중히 지키고 가꿔가야 하지만, 사랑의 이름으로 상대방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사랑은 서로만 바라보기를 바라는 집착이 아니다.     


 사랑은 서로를 성숙시켜 주는 것이다. 사람이 성숙하려면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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