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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자료가 제일 좋은 영어교재다.

by 로우키 Jun 28. 2022

사내 자료가 제일 좋은 영어교재다.

 1:1 비즈니스 영어 강의를 하면서 주로 만났던  직장인 분들은 글로벌 프로젝트 합류, 임원 승진 등으로  업무 환경 상 영어 사용 비중이 갑자기  늘어난 분들이었다.  평소 영어 사용이 전무하셨기에 가장 빠른 대응책인 '언어 전문가'를 찾아오셨다.  잘못된 방법으로 혼자 끙끙대는 것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당연히 좋지만 "콘텐츠 전문가"는 수강생이고 강사는 '언어 전문가'이기에 수업 전 반드시 준비를 하고 가야 한다. 


내가 진행한 수업의 경우 첫날은 자기소개 및 수강 이유 그리고 목표 설정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수강 이유'를 세분화하는 것에 가장 비중을 많이 둔다.  수강 이유에 대한 세분화를 거치게 되면 "승진하면서 출장도 가야 하고 해외지사와 미팅도 자주 들어가게 됐어요."에서 "IT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미국 본사 인트라넷 시스템을 도입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서 앞으로 반년 이상은 비즈니스 콜, 화상회의 등에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들어가야 하고 이메일 소통도 많아지게 됐어요."까지 구체적으로 니즈 파악이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첫 수업을 통해 세 부화된 수강 이유는 다음과 같은 학습 계획으로 이어지고 학생의 준비와 참여도에 따라 수업의 깊이가 달라진다. 

1. IT 관련 단어 정리 및 친숙해 지기. 학생분과 같이 일반적인 IT용어에서 직접 사용하시는 단어를 정리해 간다. 

2. 업무상 자주 사용할 것 같은 표현 정리하여 1과 같이 수시로 사용하기  

"답변이 늦어져서 죄송해요. ~와 같은 어려움이 있어서 ~는 불가할 것 같아요. 자세한 건 미팅에서 더 나누고 요청 주신 ~눈 ~까지 ~와 함께 진행하면 될까요?"  

3. 비즈니스 콜, 화상회의, 이메일 소통 등을 수업시간에도 적용해 보기 

4. 미팅 시 내 역할과 발언권 정도 확인하기. 듣기만 하는 경우,  회의를 주도해야 하는 경우,  확인 및 질문이 필요한 경우, 답변을 해야 하는 경우 등에 따라 미팅 준비 달리하기. 


학습 계획이 세워지면 "수업 준비-연습-실행-복귀"의 패턴을 반복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비즈니스 영어를 체화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미국 본사에서 중심이 되어 진행하는 글로벌 각 국가의 담당자가 참여하는 전화 미팅이 있을 시 나의 역할이 준비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확인받아야 하는 것이라면, 비즈니스 영어 관련 책이나 영상을 찾을 것이 아니라 그 미팅 관련 오갔던 메일을 스터디하는 것이다. 이때 스터디라 함은 미팅 이메일을 출력해 읽어 보고 (눈으로 입으로) 요약한 다음 내가 다시 적어보거나 말해 보는 것이다. 요약까지는 너무 부담스럽다면 미팅 관련 이메일을 본인의 목소리로 읽은 것을 녹음해 수시로 들어보면 좋다. 듣기를 잘하려면 그리고 미팅에서 바로 말을 하려면 내가 영어를 자주 말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고 그 소리에 귀가 익숙해져 있어야 한다. 


그다음 화상영어나 1:1 영어강좌를 통해 또는 파파고나 구글 번역기로 질문 리스트를 작성해서 확인해 본다. 개인적으로 가능하다면 답변을 해 줄 사람이 있으면 좋다. 미팅 전 Role-pLay로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긴장도 낮출 수 있고 대화에 대한 연습이 되기 때문이다. 질의응답이며 일상 대화며 긴장한 상태에서 영어를 하면? How are things in Korea? 에 대한 답변이 학회 발표급으로 길어진다거나 상대방에게는 발언권 기회는 안 주고 나 혼자 길~게 말하고 상대방이 그에 관한 질문을 하면 일단 지금은 듣지 않고 (너무 긴장되고 나중에 이메일을 보내도 되니까) 내가 준비한 말을 다 하는 엉뚱한 성실함을 발휘하게 된다. 또한 잊어버리기 전에 발표해야 해서 질문할 때 "This is (name) from Korea"라는 소개 없이 할 말을 시작하기도 한다. 그래서 interaction을 해 줄 상대가 있으면 좋다. 


개인적으로 비즈니스 관련 영상이나 책을 추천하지 않는데 이는 아무리 좋은 책이나 영상도 정작 미팅 내용을 다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팅에서 필요한 건 자기소개도 아니요, 관용 구도 아니다. 콘텐츠에 대한 대화와 의사전달이 가장 중요한데 그건 내부 직원에게만 오픈되므로 강사와 공유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정리해서 영어로 여러 번 다루는 연습을 하면 좋다. 보다 자연스러운 대화체를 익히고 싶으면 미팅에 참여할 사람들의 이메일을 보고 모방해 볼 것을 추천한다. 


영어 실력이 기초라 하더라도 쉬운 레벨의 영어 회화 책이나 문법을 공부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 편이다.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이므로 그럴 경우 공유 가능한 선에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내가 말할 수 있는 쉬운 형태로 영작 연습을 하고 그 안에서 영어 문법적 혹은 관용 구적 표현을 정리하고 익혀가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 물론 이때에도 내가 읽어보고 녹음하는 건 아주아주 큰 도움이 된다. 눈으로 아무리 영어 이메일을 많이 읽고 회신을 했다 해도 평상시 영어로 말을 하는 일이 전무하다면 실력과 상관없이 갑자기 영어로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당연히 입을 떼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러다 보면 긴장되고 목소리가 작아져 상대방이 정말 안 들려서 "Could you repeat that, please?"에 아.... 못 알아듣는 거야?라고 불필요하게 속상해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미팅이 끝나고 녹음 파일이 공유가 된다면 다시 들어보며 복기해 보기를 권한다. "이때 이런 질문을 했었어야 하는데." 또는 "아. 저렇게 얘기했었구나." 혹은 "내가 왜 저렇게 말했었지?" 같은 정말 중요하고 다음 미팅에 도움이 되는 보석 같은 정보들을 발견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다고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지루하고 더디게 느껴질 지라도 한 번은 꼭 체험해 보시길. 스스로의 참여가 많아질수록 실력은 늘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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