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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종 Oct 18. 2023

가장 따뜻한 칼국수

  이 지긋지긋한 군대에서의 마지막 근무다. 지금은 새벽 2시. 몇 시간만 지나면 나는 어엿한 사회인이 된다. 제대하면 제일 먼저 뭘 할까. 어디를 갈까. 무슨 음식을 먹을까. 수만 가지 생각들을 떠올리던 중 갑자기 잊고 지냈던 칼국수 가게 주인 할머니가 불현듯 떠올랐다.

  ‘맞다. 서면시장 골목에 칼국수 할머니가 계셨지. 못 가본 지 벌써 6년이 지났네.’     

  나는 힘든 가정형편 때문에 야간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중학교 때는 중간 정도의 성적이었던 내가 하위권 학교에 가면서 전교 1~2등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선생님과 학교 친구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웠지만 싫지만은 않았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담임선생님의 추천으로 서면에 있는 증권회사에서 급사로 일하게 되었다. 상업고등학교이다 보니 회사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을 미리 채용하여 업무를 가르쳤다. 심부름 및 잡다한 업무를 보다가 졸업하면 바로 정직원으로 채용되는 식이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증권회사로 출근하고 밤에는 학교로 등교를 하다 보니, 항상 배는 고픈데 수중에 가진 돈은 없어 점심때만 되면 서면시장 골목에 있는 한 그릇에 1,000원 하는 칼국수 가게에서 끼니를 때웠다. 칼국수 가게는 주인 할머니와 동생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하시는데, 주인 할머니는 항상 웃으시며 내가 주문을 따로 하지 않아도 곱빼기 이상의 칼국수를 그득 담아 주셨다.

  “모자라면 더 묵어라. 니는 많이 묵고 살도 찌고 키도 더 커야 한데이.”

  “언니야 맨날 이래 퍼주면 남는 거 있나. 적당히 좀 해라. 이러니 돈 없는 사람들이 우리 가게로 다 몰려드는 거 아니가.”

  “다들 먹을 게 없으니 그러는 거 아니가? 우리가 쬐금씩 덜 쓰면 되지 않나. 니 자꾸 이러면 가게 못 나오게 할끼다.”

  나는 항상 동생 할머니의 눈치를 보며 칼국수를 먹었다.

  “괜찮다. 내가 주인이니까 눈치 볼 거 하나도 없대이. 여기 밥도 있으니 밥 더 말아먹고 가래이.”

  나는 이제 배 터져서 더 이상 못 먹는다며 칼국수값을 치르고 가게를 나왔다. 다른 가게에서도 칼국수를 몇 번 먹어봤지만 여기만큼 내 입에 딱 맞는 칼국수는 없었다.

  한 번은 학교 친구랑 후배들이 점심 사달라며 회사 앞으로 찾아왔다. 나는 늘 그렇듯이 할머니 칼국수 가게로 친구들을 데리고 갔다. 

  “이노무 짜슥, 혼자 오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떼거리로 몰고 왔네. 고마운 줄도 모르고.”

  “할머니요 돈 주면 될 거 아녜요. 그라고 내가 여기서 칼국수 먹고 돈 안 낸 적 있어요? 왜 나한테만 자꾸 이러는 건데요?”

  나는 창피하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해서 눈에 핏대를 세우며 대꾸를 했다. 동생 할머니가 놀란 듯 당황한 기색으로 주인 할머니를 쳐다본다. 

  “맞다. 니 돈 다 주고 먹었다. 저년이 괜스레 저러네. 맘 상하지 말고 많이 먹으면 된다. 근데 같이 온 아이들은 누구고? 친구들이 가?”

  “네. 친구랑 학교 동생들이에요. 밥 사달라고 여기까지 찾아왔네요.” 

  “그래. 민규는 학교에서 공부는 잘하나? 밤에 공부하면서 졸지는 않나? 수업할 때 옆에서 졸면 너 것들이 깨우고 잘 좀 보살펴줘야 된다.”

  “할머니. 민규형이 우리 학교에서 공부 제일 잘해요. 완전 우등생이에요.”

  “그래? 이 쪼맨한 놈이 낮에 일도 하는데 공부를 그리 잘한다고? 진짜 대단하네. 내 오늘 기분이 너무 좋아서 너 것들한테 돈 안 받을 거다. 칼국수 묵고 더 묵어라.”

  친구와 후배들이 내 속도 모르고 환호성을 지르자, 동생 할머니도 아무 말씀 안 하시고 가만히 웃기만 하신다.

  내가 하는 일은 급사 일이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으나 6개월 정도 지나니 이제는 너무 편하고 일도 재밌다. 학교 졸업하면 나는 당당히 증권회사 직원이 되는 것이다. 예전부터 은행 입사보다는 증권회사 입사가 내 소원이었다. 근무하면서 본 증권회사는 마치 전쟁터와 같다. 직원들 책상마다 전화기가 2~3대 정도 놓여있는데, 9시가 되기 전부터 주식 전화주문이 폭주를 하고 모두들 수화기에 대고 쉴 새 없이 떠들어댄다. 세상에서 말을 제일 빨리 많이 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루에 한 번씩 11시만 되면 오늘의 주식시황 라디오 방송이 있다. 그때는 모두 전화 수화기를 다 내려놓고 제일 유능하고 말을 잘하는 허 과장님이 힘 있는 목소리로 창창하게 때론, TV 속 코미디언의 개그처럼 빠르게 5분간 무언가를 뱉어낸다. 처음에는 도통 무슨 말인지 몰랐으나 지금은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는 걸 보니 나도 적응이 많이 되었나 보다. 

  나는 출근하는 게 너무 좋다. 특히 같이 급사생활을 하는 봉순 씨. 나보다 한 살 많은 누나였지만 왠지 누나라 부르기 싫어서 봉순 씨라고 불렀고, 누나도 나를 민규 씨라고 불렀다. 봉순 씨는 3학년이라 몇 달만 지나면 정식직원이 된다며 벌써부터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월급날 맛있는 식당이 있다며 할머니 칼국수 가게로 데려간 적이 있다.

  “민규 니 여자친구가? 참 이쁘게도 생겼네. 그래 니도 밤에 공부하고 낮에는 일하나?”

  “아녜요. 같이 근무하는 직원이에요.” 

  화들짝 놀라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진 나는 아무 죄 없는 나무젓가락만 톡톡 쳤다. 이런 내 모습을 본 할머니들은 서로 눈짓을 하며 연신 웃으신다.

  칼국수를 먹는데 서먹한 분위기 때문인지 봉순 씨가 먼저 말을 건넨다.

  “이번 주 일요일 뭐해요. 영화 보러 갈래요?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영화가 엄청 재미있다던데 어때요?”  

  “저는 시간 괜찮아요. 그럼 남포동에서 영화 보고 맛난 거 먹으면 되겠네요.”

  갑작스러운 봉순 씨의 영화 보러 가자는 말에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며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일요일 아침. 부랴부랴 미용실에 들러 핑클 파마를 하고 새로 산 청바지를 입고 서둘러 약속장소에 나갔다. 극장 앞에 예쁜 원피스 복장으로 다소곳이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봉순 씨가 보인다. 

  “일찍 나왔네요. 많이 기다렸어요?”

  “아뇨, 좀 전에 왔어요.”

  어색한 대화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내 뒤통수를 친다. 놀라 돌아보니 우리 반 친구들 여럿이 모여 신기한 구경이라도 하듯 나를 보고 있다.

  “너 데이트하냐? 여자친구도 다 있고. 너야 원래 잘 나가는 거 알고 있었는데 여친이 엄청 예쁘네. 나중에 친구들 미팅도 주선 좀 해라.”

  “안녕하세요. 민규 학교 친구예요. 참 예쁘시네요. 사귄 지는 얼마나 됐어요?”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질문에 봉순 씨는 어쩔 줄 몰라하며 나를 쳐다본다.

  “자식들아, 됐다 그냥 좀 가라. 내일 내가 이야기해 줄게. 그리고 여자친구가 아니고 나랑 같이 근무하는 누나다. 자식들이 오버하고 지랄이네.” 

  서둘러 친구들을 보내고 봉순 씨 안색을 살폈다.

  “미안해요. 친구들이 너무 짓궂었죠.”

  “아뇨. 괜찮아요. 친구들 너무 재밌네요.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여자친구라 한번 해보지 그랬어요. 친구들 반응도 좀 볼 겸.”

  발그레한 얼굴로 호호호 하며 연신 웃는다. 다행이다 싶다.

  영화 시작 시간이 다되어 팝콘과 콜라 2개를 사서 좌석에 앉았다. 어깨가 살짝살짝 부딪칠 때마다 서로 놀라 헛기침을 하고 어깨를 반대 방향으로 비틀어 앉는다. 영화는 시작되었으나 내용이 도통 머릿속으로 들어오질 않고 자꾸 엉뚱한 생각만 나는 것이, 미친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영화 중반이 지나 클라이맥스 부분이 되자 주인공 남녀가 진한 키스를 하는 장면이 스크린 가득 잡혔다. 괜히 부끄럽고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혼자 끙끙대고 있는데 봉순 씨가 내 손을 살며시 잡았다. ‘헉’ 너무 놀라 옆을 쳐다보니 봉순 씨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스크린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그제야 안심이 된 내가 스크린으로 눈길을 돌렸을 땐 영화가 끝났다는 자막이 올라가고 있다.

  꼭 잡은 손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뿌리치고 먹다 남은 콜라와 팝콘을 챙겨 서로 떨어져서 밖으로 나왔다.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는데, 아까 친구들에게 여자친구라고 이야기하지 그랬냐는 봉순 씨의 말이 떠올라 남자친구같이 봉순 씨의 손을 살짝 잡아본다. 봉순 씨가 나를 쳐다보며 수줍은 듯 미소를 짓는다. 

  용두산 공원에 올라가 몰려드는 비둘기에 먹다 남은 팝콘을 던지며 나란히 앉았다.

  “민규 씨는 앞으로 뭐가 하고 싶어요? 졸업하면 정식직원으로 다닐 거예요 아님 대학 갈 거예요?”

  “나는 대학보다는 회사에 취직해서 돈을 벌고 싶어요.”

  “원래 내 꿈은 학교 선생님이었어요. 제천이 고향인데 아버지가 하시는 사업이 망해서 부산으로 도망치듯 이사 오기 전까진 꽤 잘 사는 편이었어요. 사업실패 충격으로 아버지는 편찮으셔서 누워계시고 오빠는 군대에 입대했어요. 지금은 엄마와 제가 버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아. 그래요. 나도 비슷해요. 아버지는 매일 술만 드시고 엄마는 공장에서 일하세요. 형들은 예전에 아버지가 빌린 돈 갚는다고 다들 객지로 나가 일하고 있어요. 그래서 나도 야간학교에 다니며 일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도 나는 지금이 좋아요. 원래는 아주 소심한 편인데 이 학교로 와서 성격도 많이 변하고, 좋은 친구들도 사귀고 학교에서 나름 인정도 받고 있고요. 그리고 낮에 회사 다니면서 돈맛도 좀 알았고요.”

  “항상 웃는 모습이 전혀 그렇게 안보이던데. 앞으로도 계속 같은 회사 다니면서 재밌게 지내봐요.”

  “네. 간혹 이렇게 주말에 영화도 보고 놀러도 다니면 좋겠어요” 

  떨리는 마음으로 살짝 앞으로의 데이트 신청을 해본다.      

  말일 날 허 과장님이 만 원짜리 백만 원 묶음 여섯 다발을 주면서 은행에 입금 심부름을 시켰다. 빨리 갔다 오려고 돈을 봉투에 담지도 않고 소중히 껴안고 은행으로 내달렸다. 말일이라 그런지 대기 줄이 너무 길어 아는 은행 누나에게 잠깐 점심 먹고 올 테니 내 자리 꼭 맡아달라 부탁하고 할머니 칼국수 가게로 갔다. 주인 할머니는 돈뭉치를 소중히 안고 있는 나를 보고 노발대발하신다.

  “아이고, 야야 니 그 돈 어디서 났노? 혹시 훔친 거가? 겁도 없이 이게 뭐 하는 짓이고.”

  “할머니 훔친 돈 아니에요. 걱정 마세요. 과장님 심부름으로 입금시키려고 은행 갔는데 대기줄이 너무 길어서 할머니 칼국수 먹고 가려고 왔어요.”

  “그래도 그렇지 쪼갠 게 겁도 없이 돈을 그리 들고 다니면 되나. 봉투에라도 넣고 다녀야지. 무슨 일이라도 당하면 우짤라고. 있어봐라. 여기 어디 봉투 있을 거다.”

  불쑥 내미는 밀가루 봉투를 보고 나는 웃음이 났다. 여기에 돈 넣으면 밀가루 묻어서 은행에서 안 받아 준다고 극구 말려도 주인 할머니는 막무가내로 밀가루 봉투에 돈다발을 넣어 주셨다.

  칼국수를 먹고 은행에 가서 돈다발을 꺼내니 돈에 밀가루가 하얗게 묻어 엉망진창이다.

  “너 도대체 이게 뭐야. 이렇게 가져오면 기계로 셀 수가 없잖아. 너 나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이러는 거니?”

  돈을 받은 은행 누나가 버럭 화를 낸다. 나는 미안해하며 칼국수 가게 주인 할머니가 위험하다며 억지로 넣어줬다고 했다. 그제야 은행 누나는 알겠다는 듯이 한바탕 웃었다.

  “주인 할머니가 너 엄청 아끼시더라. 한 번씩 칼국수 먹으러 가면 네 자랑을 어찌나 하시는지. 꼭 손자처럼 말씀하시더라. 어리고 체구도 작은 게 똘똘하고 부지런해서 너를 볼 때마다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며 한편으론 측은한 맘이 들어 뭐라도 도와주고 싶다고.”     

  어느덧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겨울이 얼굴을 살짝 내미는 시기가 왔다. 

내게도 찬바람과 함께 몸살감기가 심하게 찾아와 며칠을 꼼짝도 못 하고 앓아누워만 있다가 가까스로 기운을 차려 출근을 했다. 다들 걱정스러운 눈으로 괜찮냐며 너무 무리해서 그런 거라며 안부인사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봉순 씨가 걱정스러운 눈짓으로 잠시 보자는 신호를 보내왔다. 밖으로 나가니 엄청 걱정했다며 눈물을 글썽이다 내 손을 잡았다. 이제는 괜찮다고 안심을 시키고 그동안의 안부를 물었다.

  “참. 오늘 점심때 칼국수 할머니 좀 찾아가 봐요. 할머니가 며칠 동안 민규 씨가 안 보인다고 김밥까지 싸서 사무실로 오셨어요. 몸살감기로 휴가 내고 며칠 쉰다고 말씀드려도 매일 오셔서 좀 어떻냐며 확인하시고 걱정을 엄청 많이 하셨어요. 가서 안심 좀 시켜 드려요.”

  이른 점심시간이라 손님 준비에 한창인 주인 할머니는 내가 들어서자마자 내 손을 잡으셨다.

  “니 진짜로 괜찮나? 쬐그만 녀석이 얼마나 고생이 심했으면 병치레까지 다하고. 니가 잠도 많이 못 자고 맨날 칼국수같이 밀가루만 먹어서 병이 왔는가 보다. 내도 인자부터 김밥도 말아서 팔 생각이니 밀가루 먹지 말고 김밥 먹어라. 그리고 학교 가기 전에 꼭 들러서 김밥 가지고 가라. 한창 클 나이에 끼니 놓치면 키 안 큰다 안 그래도 작은데. 그라고 니는 절대로 아프면 안 된다.”

  “할머니. 저 이제 괜찮아요. 일하기 싫어서 며칠 쉬다 왔는데 왜 이리 호들갑이시지. 오늘은 할머니들 신제품 김밥 맛 좀 보게 빨리 좀 썰어 주세요.”

  내 손을 꼭 잡고 울먹이시며 말씀하시는데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났다. 동생 할머니도 고개 돌려 나를 쳐다보시더니 눈을 한번 흘기시고 웃으셨다.

  “야이 자슥아. 니 때문에 언니가 잠도 못 자고 맨날 니 걱정을 얼마나 했는지 아나? 남들이 보면 꼭 친손자인 줄 알 끼다. 앞으로 니 여기서 밥 먹을 때 내도 눈치 안 줄 테니까 맘 편히 묵어라. 돈 줄 생각하지도 말고.”

  “푸하하하하 우리 할매들 오늘 자꾸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네. 괜히 오버하지 마시고, 앞으로 할매들 무서워서 진짜로 아파도 쉬지도 못하겠네.

 “ 눈시울이 벌게진 나는 연신 웃기만 했다.      

  눈이 내리고 봉순 씨는 정규직원이 되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봉순 씨의 행동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자꾸 나를 피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단둘이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 했다. 혹 나에게 화나는 게 있나, 아니면 정직원이 돼서 나하고 같이 있는 게 눈치가 보여서 그런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모르겠다. 집에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볼 겸 점심을 같이 먹자고 했다.

  “우리 오랜만에 칼국수 먹으러 가요. 봉순 씨 안 간지 좀 된 것 같던데.”

  “아뇨. 저는 오늘 점심 약속이 있어서 같이 못 먹을 것 같네요. 다음에 가요.”

  화들짝 놀라며 쌩하니 돌아서는 봉순 씨를 이상하다 여기며 칼국수 가게로 들어서니 할머니들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훑어보신다. 동생 할머니가 여자친구하고 별일 없는지 묻자 주인 할머니가 눈짓을 하며 눈을 껌뻑거리셨다.

  “할머니 무슨 일 있어요. 왜 자꾸 내 눈치를 보고 그래요?”

  “가시나야, 쓸데없는 야그 하지 말고 빨리 김밥이나 썰어라. 민규 배고프겠다. 내는 칼국수 다 돼 간다.” 

  “왜요. 봉순 씨한테 무슨 일 있어요?” 

  연신 캐물어도 대답들을 안 하신다. 내 물음에 아무런 대답을 안 하시는 모습이 수상쩍었지만 더 이상 묻지는 않았다.     

  오늘은 12월 23일. 내일은 크리스마스이브다. 봉순 씨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뭘 줄까 고민하다 빨간색 목도리를 하나 샀다. 이 목도리를 선물하면 나한테 서운한 감정도 금방 풀어지겠지 생각하며 칼국수 가게로 갔다. 주인 할머니는 장 보러 잠시 나가시고 동생 할머니만 계셨다.

  “할머니, 저번에 여자친구 이야기하려다가 말았잖아요. 알고 계신 거 있으시면 말씀 좀 해주세요. 요즘 통 저랑 이야기를 안 하려고 하네요.” 

  “그래? 그 가시나 내 눈에 띄면 죽이삘끼다. 저번에 건너편 슈퍼에 재료 사러 가다가 니 여자친구가 어떤 사내 팔짱 끼고 지나가대. 누구냐고 물으니 놀라서 도망가길래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  

  “설마요, 잘못 보셨겠죠. 아마 친오빠일 거예요. 얼마 전에 제대했다더니 잠시 들렀나 보죠.”

  “니가 이래 순진하니까 여우 같은 년이 저러는 거 아니가.”

  동생 할머니는 화가 나서 칼국수를 휘휘 저으시던 국자를 내던지며 혀끝을 쯧쯧 차신다. 

  당황한 나는 나중에 오겠다며 칼국수 가게를 나섰다. 사무실로 가던 중 돈가스 가게에서 봉순 씨가 어떤 남자와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 남자는 우리 사무실 옆에 있는 국민증권 대졸 신입사원이었다. 그 사람이 봉순 씨에게 추근거린다는 이야기를 사무실 누나한테 들었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사실이었나 보다. 나는 뛰어가 봉순 씨 앞을 가로막아 씩씩거리며 따지기 시작했다. 봉순 씨는 놀란 듯 뒷걸음질 치고 옆에 있던 그 남자가 봉순 씨 앞으로 불쑥 나서며 나를 째려본다.

  “약속 있다더니 이 사람이랑 만나려고 그런 거예요. 이 사람과 무슨 사이예요?”

  “너는 뭔데 갑자기 나타나 이래. 봉순 씨 이 자식 누구예요?”

  “아, 네.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급사예요. 저보다 나이 어린 동생이라 좀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동생? 동생?”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 동생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봉순 씨는 신경 쓰지 말라며 남자의 팔짱을 끼고 지나가 버렸다. 머리가 멍하니 망치로 한 대 맞은 느낌에 다리 힘까지 풀려 비틀거리며 걸어가는데 칼국수 가게 주인 할머니가 뛰어 오신다.

  “니 괜찮나? 내 이럴 줄 알았다. 원래 저런 년이라 생각하고 잊어버리라. 니 아직 어린데 세상에 반이 가시나 아니가. 더 이쁘고 좋은 사람 만나면 된다.”

  칼국수 먹고 가라는 주인 할머니를 뿌리치고 서면 바닥을 한참 돌아다녔다.

  ‘그래. 지금의 나야 겨우 고졸인 데다가 급사에 나이도 어리고 돈도 없는데 어느 여자가 좋아하겠어’

  나 스스로 애써 변명을 늘어놓아 보지만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도저히 사무실에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아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태어나 난생처음으로 소주를 마시고 펑펑 울기만 하다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출근했다. 어제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졌는데 아무도 꾸중을 하는 사람이 없는 게 이상했다. 원래는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이렇게 무책임한 사람이었냐며 엄청 혼났을 텐데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멍하니 앉아있는데 저 앞에 보이는 봉순 씨는 나랑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떨구고 일만 하고 있다. 봉순 씨랑은 이대로 끝나는 것인가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한데 전화벨이 울린다.

  인사팀 홍 과장님이다. 인사팀으로 좀 올라오라고 한다. 무슨 일일까? 어제 무단 퇴근한 걸로 한 말씀하시려고 그러시나 조심스럽게 홍 과장님 앞으로 갔다. 

  항상 농담만 건네던 홍 과장님이 오늘따라 얼굴빛이 아주 좋지가 않다. 나한테 많이 실망하신 모양이다.

  “어. 왔어. 우리 회의실로 가서 조용히 얘기 좀 할까.”

  회의실에 앉아 있는데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 침묵을 깨고 과장님이 한숨을 쉬시며 말씀을 하신다.

  “너도 알다시피 올림픽으로 인해 요즘 주식시장이 아주 호황이잖아. 그래서 본사에서 지침이 내려왔어. 올해부터 남자 직원은 대졸 사원만 채용하라는 거야. 하필 이런 이야기를 내가 하게 돼서 너한테 너무 미안하다. 너야 원래부터 잘했으니까 여기보다 더 좋은 회사에 취직할 수 있을 거야. 힘내라.”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어요. 내년이면 정직원 된다고 해서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데, 그리고 내 꿈이 여기서 일하는 건데 이렇게 갑자기 나가라고 하면 저는 어떻게 합니까. 너무 하시는 거 아녜요.” 

  또 한 번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 걸까. 

  안쓰럽게 나를 바라보시던 홍 과장님이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지금 추세가 그런 걸 어떡하냐며, 우리 회사 말고 다른 증권회사는 몇 년 전부터 고졸 사원은 아예 채용하지 않는다며 나보고 이해 좀 해달라는 말만 되풀이하신다. 홍 과장님과 면담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모두들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나만 바라보고 있다. 봉순 씨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꼭 죄인이라도 된 듯 얼굴도 들지 못하고 사무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갈 곳이 없다. 집에서는 벌써부터 막내아들이 증권회사 직원이라고 자랑을 하고 다녔었고 학교에서도 당연히 채용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어디에도 이 상황을 말할 수가 없다.

  나는 칼국수 가게로 발길을 돌렸다. 주인 할머니가 반갑게 맞이하시다가 내 얼굴을 보더니 걱정스럽게 물었다.

  “와? 뭔 일 있나? 가시나 그것 땜에 그러나?”

  “할머니 저 오늘 회사에서 잘렸어요. 회사 방침이 바뀌어서 이제부턴 고졸은 안 뽑는다고 나가라고 하네요.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자꾸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가시나는 다른 남자 만나고 나는 회사 잘리고, 그냥 죽고 싶은 생각밖에 안 드네요.”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나를 할머니는 밀가루가 잔뜩 묻은 손으로 꼭 안아 주셨다.

  “괜찮다. 세월이 약이다. 조금만 지나면 더 좋은 날 많이 올 거다. 그때까지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지금처럼만 열심히 살면 된다. 니는 아주 씩씩하고 똑똑한 놈아이가. 내는 니 믿는다.”

  “할머니, 저 당분간은 여기 못 올 것 같아요. 학교 가서 상담해 보고 나중에 안정되면 찾아뵐게요. ”

  빨간 목도리를 할머니에게 건네며 “참, 이거 할머니 일하실 때 꼭 두르고 하세요. 날씨가 많이 추워요.”

  할머니는 한참 동안이나 내가 사라지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계셨다.

  그 후 나는 담임선생님의 도움으로 여러 회사의 입사지원서를 받아 그중에서 제일 좋은 회사에 다시 취직은 했지만, 고졸이라는 딱지로 인한 상처는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엄마와 형들이 다 같이 모인 명절날 증권회사에서 잘리게 된 이야기를 하며 대학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니가 맘고생이 엄청 심했겠네. 여태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고생만 했으니 이제는 니가 하고 싶은 거 다 해라. 형들의 생활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됐으니 이제 집 걱정은 안 해도 된다.”

  “형들이 막내한테 미안하다. 형제 중에 제일 똑똑하고 예전부터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참 많았는데 제대로 도와주지도 못하고, 엄마 말씀대로 이제부터는 막내 하고 싶은 거 해라. 사람들한테 절대 기죽지 말고.” 

  그 후로 재취업한 직장을 그만두고 대입시험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은 없지 싶다. 밤새워 공부를 하면서 졸리거나 힘들 때면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지금 사람들은 너무 이기적이라 자기보다 학력이 낮거나 가난하고 도움 되는 일이 없는 타인에게는 무시와 멸시만 보내니, 두  번다시 그런 일을 겪지 않으려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 성공하는 것뿐이라며 나 자신을 채찍질했다. 늦게 시작한 대입시험공부라 힘든 것이 많았지만 이를 악물고 공부해 나는 부산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대학에 당당히 합격했다. TV에서만 보던 대학교 캠퍼스 생활이라는 것도 시작했다. 야간 고등학교 다닐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자유스러운 생활에 젖어들면서 나의 자존감도 한 단계 상승한 것 같았다. 너무 행복하고 멋진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증권회사 직원들도 봉순 씨도, 그리고 그 누구보다 나를 아껴주셨던 칼국수 가게 주인 할머니마저도 잊게 되었다.     

  아침이 밝아오고 제대신고를 마친 후 부산으로 가는 무궁화 기차를 탔다. 제일 먼저 서면시장 골목에 있는 칼국수 할머니부터 봐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살면서 나를 가장 아껴주고 보듬어 준 그분, 그러나 언제부턴가 자연스레 나의 기억 속에서 밀려나 있었던 그분. 이제는 당당한 사회인이 되어있는 나의 모습을 보이며 그동안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머리 숙여 사과도 드리고 이번에는 내가 힘껏 꼭 안아드리리라 생각했다. 더디게만 가던 기차가 부산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타고 서면에 내려 할머니 가게로 내달렸다. 할머니 가게로 가던 길에 있던 내가 다니던 증권회사는 없어진 지 오래됐다는 주변 상인의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 칼국수 가게도 없어진 건 아닌지 조바심이 나 더욱 세차게 달렸다. 다행히 예전 그 자리에 그 모습 그대로의 칼국수 가게가 있다. 

  텅 빈 가게로 들어서자 꾸벅꾸벅 졸고 계시던 동생 할머니가 깜짝 놀라 일어선다.

  “이게 누고. 내가 꿈을 꾸나. 민규가 와 보이노.”

  “할머니 잘 계셨어요. 여전하시네요.”

  “니, 민규 맞나. 진짜 민규가? 이 자슥아 니 우째된거고. 그렇게 훌쩍 떠나버리고 연락 한번 없는 게 말이 되나. 이 배은망덕한 놈아.”

  나를 보며 고래고래 고함을 치신다. 나는 연신 죄송하다며 머리를 조아리다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주인 할머니는 어디 가셨어요. 시장 가셨나.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 제대하자마자 여기로 뛰어 왔는데 얼굴 좀 보여주시죠.”

  “이놈아 오려면 좀 빨리 오지. 맨날 니 올까 싶어 칼국수 한 그릇과 김밥 2줄은 팔지도 않고 항상 보관하고 있었는데. 니 또래 아이나 너하고 비슷하게 생긴 사람만 지나가면 혹시나 싶어 쫓아 나가곤 하셨는데 와 이제 왔노.”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가슴이 빠르게 뛰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고함을 쳤다.

  “그래서 주인 할머니는 어디에 계시냐고요?”

  “작년에 돌아가셨다. 갑자기 폐렴이 찾아와서 그만.”

  다리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왜 나는 주인 할머니가 항상 이 자리에 계실 거라고 생각했을까. 연세가 많으신 걸 왜 잊고 지냈을까. 나는 내 머리를 때리고 또 때리며 자책을 했다.

  “니 조금만 있어봐라.” 한참 후에 봉투를 하나 가지고 오셔서 나에게 건넸다.

  “이거 언니가 니 오면 꼭 전해달라고 한기다. 풀어봐라.”

  “이게 뭔데요.” 

  어리둥절하며 풀어보니 낡은 통장이 들어있다.

  “이게 무슨 돈이에요.”

  “여태 니가 우리 가게에서 칼국수 먹고 돈 낸 거 모아서 통장을 만들었다 하더라. 니한테 돈 안 받는다 하면 자존심 상해서 안 올 거라고 매일 칼국수 값 모은 거란다. 거기에 조금 더 보탰다며 니 혹시 대학 갈 때 등록금 모자라면 보태주려고 했단다. 늦게라도 니한테 전할 수 있어서 내도 이제 맘이 홀가분하다. 쫌만 일찍 오지 와 이제 왔노. 이노무 무정한 자슥아.”

  “조금만 조금만 더 있다 가시지. 이제야 제대로 어른이 되어서 찾아왔는데 이번에는 제가 꼭 안아드리고 싶었는데. 죄송합니다 할머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르고 멍하니 앉아있으니 동생 할머니가 나를 보며 말씀하신다.

  “니 그때 잘렸다 말하고 그렇게 가버리고 나서 언니가 니 걱정 엄청했다. 증권회사에 찾아가서 니 잘랐다고 난리도 치고, 그라고 여자친구 봉순인가? 길에서 우연히 만나면 저년 사람도 아니라고 욕 엄청하고. 날씨가 많이 춥거나 비가 엄청 쏟아지는 날이면 민규자슥 옷이나 따숩게 입고 다니는지 모르겠네, 연락 한번 없는 거 보니 이거 혹 뭔 일 있는 건 아닌가. 맨날 니 걱정뿐이셨다. 근데 니는 여태 뭐 하다 인자 나타난 기고.”

  “저도 그때 잘린 충격으로 한동안 방황도 하고 미친 짓도 좀 하다가 마음잡고 공부했어요. 그래서 대학도 입학했고요. 대학이라는 곳에 가니 여태 살아보지 못한 세상이 있더라고요. 그 생활에 빠지다 보니 예전에 고생하고 힘들었던 시절은 기억하고 싶지 않았어요. 새로 여자친구도 사귀고 놀다 보니 저도 모르게 할머니 생각도 못하게 되었어요. 지금 제모습을 보시면 엄청 좋아라 하실 텐데. 이건 다시 드릴게요. 할머니가 갖고 계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대신 입금내역이 있는 통장만 나중에 제가 가질게요. 이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니까요.”

  동생 할머니에게 조심스레 봉투를 건넸다. 동생 할머니는 한사코 손사래를 치시며 거절하셨다.

  “야, 이놈아 이건 니끼다. 그라고 내가 돈이 없어서 이 장사 이적까지 하는 줄 아나. 혹 니 올까 싶어서, 그 핑계로 억지로 하고 있었던 거다. 이건 니한테도 보물이지만 우리들한테도 보물이었다. 내가 니한테  눈치 주고 한 것도 내라도 그렇게 안 하면 언니 성격에 니를 자기 품에 안고 살았을끼다. 그라면 니가 언니한테 의지할까 의심도 되고 해서 그런기다. 장사 끝나면 언니는 통장을 보면서 나중에 니 대학 가면 등록금도 보태줘야 되고 가방이랑 신발도 사줘야 된다며, 이 통장을 보며 두 할매가 꿈을 키웠던 거야. 그러니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할매들 정성이라 생각하고 니가 알아서 좋은데 써라.”

  계속 사양만 할 수가 없어 나는 어쩔 수 없이 봉투를 받아 들었다.

  “그럼 이 돈은 저하고 비슷한 아이들에게 쓰라고 기부하도록 할게요. 고맙습니다 할머니.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래 이쁘게 컸는데 너무 아쉽다. 할마탕구 뭐가 그리 급해서 일찍 쳐 가버리고.” 하시며 웃으신다.

  눈가에 다시 촉촉한 게 흐른다.

  “아 참,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노. 니 배고플 건데. 쪼매만 있으라. 내 금방 칼국수 맛나게 끓여줄게. 김밥도 묵고 가라.”

  “네. 할머니 칼국수가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몰라요. 세상에서 제일 맛나고 따뜻한 칼국수. 할머니 저하고 약속하나 해요. 항상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면서 매일 저한테 따뜻한 칼국수 계속 만들어 주셔야 돼요. 꼭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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