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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 Sep 30. 2023

우는 화살, 명적鳴鏑

울음을 꺼내어 팽팽하게 시위 당긴다

시간이 세상 향해 숨 참고 있는 순간

웅크린 고양이 한 마리

먼 곳을 노려본다


투신한 사내는 아파트에서 발견됐다.

허공의 틈새가 조금씩 벌어져서

아무도 받아주지 않던

그를 끌어안았다


실직의 빗방울 툭

정수리에 떨어질 때

허무한 과녁을 향해 자신을 명중한 사내

팽팽한 시위를 떠난 화살촉이 떨었지


꼬리 긴 별똥별 하나

연못에 명중한다

구부러진 삶을 향해 마지막 숨, 길게 당겨

저 멀리 날아간 울음은 노을 속에 흐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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