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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문정 Aug 27. 2023

어머니

[사진]  프랑스 파리, 쉴리 다리에서 바라본 세느강 풍경(투르넬 다리에 파리 수호의 성녀 쥬느비에브와

중세 고딕의 상징 노트르담 대성당)



며칠째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잿물을 풀어 놓은 듯 탄력을 잃은 이국의 하늘

통같이 무거운 천을 걷어 힌 후


오랜만에

얻은 푸른 하늘 몇 조각

그 옆으로 온갖 형상을 하고

늘어선 탐스러운 구름 군(群)


그 꿈을 가르고

긴 꼬리를 남긴 채

아나는 고국 같은

비행기 하나


애써 다독거려둔 가슴에

굉음을 남긴 후 바라본 하늘엔

오염되지 않은 탯줄 같은  

그리움 번져 오르고


물살 센 강가를 메운 풀잎으로 서는 오후

지난한 시간의 숲을 훑는 바람 한 줄기가

던지고 간 이름 한 다발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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