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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진 Nov 28. 2023

아이를 가지고 싶어요

은연중에 아이는 셋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늘 살았다. 하나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해 아이 셋은 무리었고 그래도 둘은 낳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임신을 해야 했다. 마음이 급했다. 결혼은 10월에 했지만 남편과는 2월부터 함께 살았다. 나는 그때부터 날짜를 체크해 가며 아기를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 마음의 짐이 무거우면 무슨 일이든 더욱 더디게 진행되는 법. 내 욕심과는 반비례하게 아기는 나에게 와 주지 않았고, 나의 마음은 점점 조급해져만 갔다.


아이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커지다 못해 나를 짓누르고 있던 12월 31일, 나는 남편과 함께 제주도로 새해맞이 여행을 떠났다. 날씨가 좋지 않아 잘 볼 순 없었지만 새해의 처음 뜨는 해를 보며 소원을 빌었다.

‘어서 임신하게 해 주세요...!’

어딜 가도 아기만 보였고, 그 부모들이 부럽고 괜히 얄미웠다. 그런 마음이었으니 여행이 즐거울 리 없었다. 좋은 곳을 가도 재미가 없었고, 아름다운 곳을 가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모든 것이 시큰둥하던 와중에 내 온 마음을 빼앗긴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아쿠아 플레넷 제주. 전생에 바다 생물이었는지 평소에도 아쿠아리움만 가면 정신을 못 차리던 나는 정말이지 그곳에 혼을  다 빼앗기고 말았다. 내 눈앞에 있는 모든 물고기가 내 새끼 같고, 모든 바다 생물들이 내 자식 같은 이상한 기분에 휩싸이며, 난 결국 정신병에 걸린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드는 지경으로 아쿠아리움을 여기저기 휘젓고 다녔다.


그중 가장 내 마음에 와닿은 것은 거북이. 왜 인지 거북이에 정신이 팔려 거북이만 한참을 보았다. 그렇게 경이로운 마음으로 바다 생물들을 보고 나오는 길에  발견한 아기 거북이 6마리 인형. 마치 이걸 사면 거북이가 나에게 아기를 선물해 줄 것만 같았다. 보자마자 고민도 없이 업어와 호텔에서도 계속 끼고 있었던 내 꼬북이들.

지금은 아이들의 놀잇감이 된 꼬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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