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하듯 살자> 1화
수영을 시작하기 앞서
아직 엉성한 글임에도 호기심에 찾아오신 반가운 분들께 미리 너그러운 마음을 구합니다.
저자는 수영 2년 차 초보입니다. 수영 비법과 전문적인 지식을 다룰 수준이 못됩니다. 그런 이가 수영이라는 키워드로 글을 집필해도 될지 의심되기도 합니다. 다만 초보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과 경험들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선 그런 허술하고 여백이 넉넉한 이야기가 전개될 것입니다. 하여 이번 연재 북의 카테고리는 ‘운동’이 아닌 ‘에세이’로 정했습니다.
호흡과 헤엄치는 방법까지,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처음 수영에 입문했습니다. 센스도 재능도 없던 제게 물속 세상은 너무도 낯설고 두려우며 흥미로웠습니다. 흥미롭다는 말이 멋지게 해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저의 수영 입문기는 말 그대로 엉성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숨도 제대로 못 쉬어 허우적거리고, 겉보기에 튼실한 다리는 근육이 없어 비실 거리기 일쑤. 여전히 영법별 자세도 고수의 태를 흉내 내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1년의 시간이 채워질 무렵엔 그 두텁고도 얇은 시간이 스스로를 다독일 담요가 되었습니다. 끝내 이루지 못한 것, 원치 않게 잃은 것들에 빠지려 할 때마다 보드랍게 녹여주었습니다. 그 시간의 매듭을 촘촘히 엮을 수 있었던 건 수영으로 만난 작은 동기와 성공 경험, 다양한 사람들 덕분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이 순간들을 글로 기록하고 싶어 첫 브런치 북을 열었습니다.
글이란 보기보다 단단해서, 때로 누군가의 마음을 지탱할 힘이 되어줍니다. 제가 글을 동경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감히 이번 연재로 이런 힘을 전하고 싶습니다. 두려움에 물러선 일이 있다면 한 발짝이라도 나아가 보기를, 완벽을 갈망하며 엉터리인 자신의 모습을 회피하지 말기를, 무기력을 안고 발 디딘 곳에 뜻밖의 행운이 있을 것이며, 거기에서 만난 새로운 이들에게 헤픈 미소를 건네볼 용기가 피어나기를.
어쩌면 저와 닮았을 독자님들께. 제 미숙한 글이 힘과 여유를 실어줄 수 있길 바랍니다. 그 마음을 소중히 품고 쓰겠습니다.
박바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