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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Oct 06. 2021

금리인상이 불러올 최악의 시나리오,
스태그플레이션

한국 기준금리 인상, 어떻게 봐야 할까요?(5, 마지막 편)


☞ 한국 기준금리 인상, 어떻게 봐야 할까요?(1)

☞ 한국 기준금리 인상, 어떻게 봐야 할까요?(2)

☞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8월의 기준금리 인상!(3)

☞ 한국 기준금리 어디까지 올라갈까요?(4)



자, 최종 정리를 해볼까요? 


일단 한국은행에서는 내년 초를 기준으로 단기 금리인상 목표를 약 1.25%까지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보다 0.25% p씩 약 두 번 정도 더 인상 가능성이 있는 거죠. 물론 이것으로 끝은 아닙니다. 추가적인 요인은 계속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금리를 올렸음에도 물가상승률이 잡히지 않거나, 2023년에나 금리인상을 검토하겠다던 미국 연방은행에서 갑작스레 기준금리 인상을 시행한다면, 한은에서도 다시 추가 인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특히나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면 한국도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춰야 할 것이고요.


금리인상, 다 좋습니다.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그로 인한 자연스러운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것이라면 이는 순조로운 경제발전의 모습이라 볼 수 있으니까요. 다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의 경제지표 호전이 경제발전과는 무관한, 돈의 공급(유동성)에 의한 인위적 강제 효과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즉 그냥 돈빨(!)로 지표를 만들어 놓은 것일 뿐이라는 거죠. 한마디로 제로 금리와 더불어 돈을 많이 풀다 보니 돈의 가치가 바닥을 쳤고, 그러다 보니 반대로 움직이는 물가가 급등했으며, 다시 정부에서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이제는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 처한 거라 생각하는 겁니다. 마치 공식처럼 움직이고 있는 거죠.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것이 빠져 있습니다. 국민들의 실제 경기 혹은 체감 경기 상황이 빠져있다는 거죠. 제가 코로노믹스 관련 강의를 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강조했던 것이 바로 '코로나는 서민저격형 바이러스'라는 점이었습니다. 실질 경기가 좋아지는 것이 아닌, 초저금리와 무한의 양적완화를 통한 돈 공급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경제지표 호전이 바로 지금의 상황이라 할 수 있는데, 문제는 대부분 서민들의 경기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는 겁니다. 자영업자들은 이미 산소 호흡기를 끼고 있는 상황이고, 프리랜서와 특수고용직자들은 경제적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습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사업자들 또한 마찬가지이고, 중소기업들도 유지만 할 수 있다면 다행이라는 생각에 최대한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대기업들만 


때아닌 특수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연합뉴스에는 <"대기업 상반기 장사 잘했다"… 매출 늘고 영업이익 대폭 증가>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55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상반기 매출은 약 1,127조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약 105조를 기록했는데 놀랍게도 이는 작년 상반기(약 51조) 대비 무려 2배 이상을 불린 것이라는 겁니다. 2019년 상반기와 대조해봐도 65% 증가한 수치이기 때문에 코로나는 대기업에 특수를 불러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이러니 당연히 국가의 경제지표는 좋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급격한 물가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게 된 겁니다. 코로노믹스 경기부양을 위한 각종 정책들이 서민들이 아닌, 대기업의 특수에 일조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죠.


뭐 좋습니다. 한쪽이 좋아지면 다른 쪽도 좋아질 기회가 있을 것이라 볼 수도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복합적입니다. 분명 경제지표가 좋아짐으로 인해, 그리고 물가 급등으로 인해 금리인상을 하는 타이밍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엇박자가 날 가능성도 상당히 큽니다. 정부에서는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고 빠르게 나섰습니다. 골든 타임까지 고려해서 말이죠. 이런 재빠른 조치로 인해 물가는 서서히 잡히게 될 겁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서민들의 경기입니다.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서민들의 경기 상황은 여전히 좋지 못합니다. 위드 코로나를 통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하게 될 경우 상황이 조금은 호전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서민 경기가 여전히 좋지 못한 상태에서 금리인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죠.


만약 금리 인상을 하는 상태에서 물가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더불어 현재의 경기침체가 더 심화될 경우에는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그려질 수도 있습니다. 바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입니다. 인플레이션 잡으려다 인플레이션은 재빨리 잰걸음으로 뛰어 도망쳐버리고, 남은 자리에는 디플레이션만 더 악화되는 상태, 이것이 바로 경제전문가들이 우려(말은 안 하지만 심적으로는 상당히)하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



솔직히 어떤 방향으로 


경기가 흘러가게 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경제의 흐름을 살펴볼 때 전가의 보도처럼 너무 지나치게 사용한 듯한 기준금리와 도가 넘는 수준의 양적완화는 이제 경제 치유를 함에 있어 부작용까지 불러오는 듯 보입니다. 자본주의의 최대 부작용은 바로 ‘부익부 빈익빈’입니다. 필연적으로 자본주의 시장에서 과하게 풀린 돈은 결국 부자의 주머니로 향하게 되어 있습니다. 제로금리, 양적완화는 기존 부자를 더 큰 부자로 만들어주고, 부자의 곡간이 가득 차면 찰수록 일반 국민들의 주머니는 가벼워지게 되어 있습니다. 경제란 결국 제로섬 전쟁이며, 뺏고 뺏기는 사바나 세계의 정글과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능력을 가진 사자(Lion)라 할지라도 부자와 자본가들은 총과 지프차, 그리고 사자를 사냥하는데 필요한 각종 도구들을 완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정한 경쟁이 아니며, 이러한 불공평한 상황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들이 쳐놓은 덫이나 틀에 갇히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경제 흐름은 결코 가난한 국민들의 편이 아닙니다. 아무리 정부가 서민들을 위한 경제정책을 펼친다 할지라도, 국가는 큰 경제지표에 의해 운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정치적으로 민주주의의 나라라 할지라도, 결국 경제는 자본주의란 큰 틀에 의해 운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경제 강의 때마다 혹은 제 글에서 거듭 강조드리지만 이제 경제는 생존의 문제이며, 이를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할 때 우리의 주머니는 계속 비워져 갈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하여 빈곤의 터널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것, 절대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특히나 지금은 눈을 크게 떠야 할 때입니다.



(끝)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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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Life Balance Consultant) 차칸양이 본격적인 개인 재무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산관리나 재무설계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했던 분들, 투자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거나 겁부터 나시는 분들 혹은 실패하신 분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경제 플랜을 세워야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등 경제와 관련된 조언과 해법을 드립니다. 또한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절대 펀드, 보험상품 등에 대한 가입 권유를 드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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