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칸양 Mar 05. 2024

탁구장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6편)

좌충우돌 탁구에 빠지다


☞ 탁구장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1편)

☞ 탁구장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2편)

☞ 탁구장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3편)

☞ 탁구장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4편)

☞ 탁구장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5편)




지난 글에 이어 


탁구장에서 꼭 지켜야 할 탁구 에티켓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19. 고수에게 한 수 배웠으면 상대에게 음료수 정도는 대접하기


탁구장에 등록한 후 3개월 이상을 꾸준히 다니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특히나 혼자서 등록하는 경우는 더욱 그런데, 일반적으로 개인의 끈기나 성실성 부족 때문이 아닙니다. 그저 버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살짝 이해가 잘 되지 않죠? 탁구를 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어요.


만약 처음 탁구를 배우려는 사람이 혼자서 탁구장에 왔다면 사실 함께 칠만한 파트너를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비슷한 실력의 초보끼리 치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반드시 파트너를 찾아야만 하죠. 하지만 어느 정도 실력되시는 분들은 비슷한 수준 혹은 나보다 잘 치는 사람과 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에요. 고수 혹은 중수가 초보의 똑딱 볼을 받아주고 싶을까요? 어차피 누구나 소중한 시간을 쪼개 탁구장에 온 건데 말이죠. 그래서 사실 초보와 함께 친다는 것은 다소의 희생을 요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나보다 실력 있는 분이 시간을 내어 함께 쳐준다고 해보죠. 이럴 경우 꽤나 고맙겠죠? 이때 꼭 알아두어야 할 에티켓이 있습니다. 10분 혹은 길어도 20분 정도 되면 하수 쪽에서 스스로 잘 쳤다고 인사하며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거예요. 물론 나보다 고수가 이제 그만하자며 끝내자 할 수도 있지만, 미안한 마음에 이야기를 꺼내지 못할 경우도 있거든요. 이럴 때는 미리 알아서 마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마무리가 안될 경우 어쩔 수 없이 계속 (희생하는) 시간을 보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또한 여러 번 하수와 쳐주시는 분이 있다면 부담가지 않는 작은 마음의 표현으로 음료수, 커피 혹은 가벼운 간식을 대접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25. 경기 중 구시렁거리거나 상대방의 실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지 않기


탁구 경기에서 단식은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게임을 치러야 하지만, 복식은 파트너와의 단합이 중요합니다. 즉 서로 힘을 잘 합치거나 분배할 수 없다면 복식은 어려운 게임이 될 수밖에 없죠. 아마도 복식을 해보신 분들은 그 느낌을 잘 아실 텐데요, 누구나가 잘 치는 고수와 복식 팀을 구성하고 싶어 하는데 그 이유는 게임에 유리해서라기보다는 치는 동안 마음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파트너가 실력자이기 때문에 나는 그냥 무리해서 공격할 필요 없이 실수만 조심하는 정도로 묻어갈 수 있기 때문인 거죠.


하지만 그럼에도 실수가 나오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탁구는 상대적인 게임이니까요. 이때 파트너의 실수를 그냥 넘기지 않고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쓰거나 혹은 말로써 타박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받아야 하는 걸 저렇게 받아 아웃시키느냐, 혹은 서브를 띄워 계속해서 상대방에게 쉬운 공격 찬스를 주느냐 등.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파트너가 그러고 싶어 그러는 걸까요? 절대 아니죠, 마음먹은 대로 잘 안되니까 실수를 하는 겁니다. 그걸 가지고 뭐라 하면 파트너는 반감 혹은 주눅이 들어 더 경기를 망치게 되는 겁니다.


저 같은 경우 게임 시작 전에 파트너에게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경기는 져도 되니 찬스가 오면 무조건 닥공(닥치고 공격)하라고. 게임을 하는 이유는 재미있어서기도 하지만, 내 실력을 늘리기 위함도 큰 데 수비만 잘해서 승리한다 한들 결국 상대팀의 실수로 이긴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게임 승패에 연연하게 되면 사람은 소극적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찬스 볼이 와도 공격을 하지 못하는 거죠. 이게 습관이 되면 게임에서는 공격을 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파트너가 도와야 합니다. 네트에 걸리거나 아웃되더라도 찬스 볼에서만큼은 놓치지 말고 시원하게(!) 공격해 보라고 계속 격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한 두 개 들어가기 시작하면 진짜 본인의 실력이 되는 때문이죠.


29. 이쁜 여자만 찾아서 쳐주기 없기


일반적으로 탁구장에는 남자보다 여자분들이 더 많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4:6 혹은 3:7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탁구가 비슷한 스포츠 종목인 배드민턴이나 테니스에 비해 조금 덜 격렬한 운동이라 여자분들에게도 큰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기 때문이죠. 물론 시간대에 따라 다르기는 합니다. 직장인이 올 수 없는 오전, 오후 시간대에는 여성분들이 더 많고, 저녁시간과 주말 시간에는 남녀 비율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요.


탁구장에 오시는 분 중에 40대 중반의 남성분이 있어요. 일을 하긴 하지만 그 시간이 다소 불규칙적이다 보니 시간이 될 때마다 탁구장에 오시는 분이에요. 이 분이 탁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재밌습니다. 30대 시절 본격적으로 탁구를 배우기 위해 탁구장에 왔는데 나이도 많고 외모도 별 보잘것(?) 없어 보이는 남자분이 그곳에서 인기짱이더라는 겁니다. 왜 그럴까 이유를 알아보았더니 탁구실력으로 ‘넘버 원’이었던 거죠. 그러다 보니 모든 사람들, 특히 여성분들이 음료, 차 등의 간식까지 대접하며 자신과 쳐달라는 부탁이 이어졌던 겁니다. 그걸 보고 이 분이 무릎을 탁 치며 ‘탁구만 잘 치면 나이를 먹어도 탁구장에서는 인기짱이겠구나!’란 생각에 열심히 탁구를 배웠고, 지금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서 있는 상태예요. 하지만 제가 볼 때 아직 인기짱이 되기엔 조금 모자라지 않나... ㅎㅎ


부끄럽지만(!) 저도 나름 인기가 있는 축에 속합니다. 실력이 뛰어나서 그런 건 아니고, 짧은 기간 내에 실력이 많이 성장했기 때문이죠. 2년 전 탁구장을 방문했을 때는 그야말로 코 찔찔이였는데, 지금은 오전반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실력이 일취월장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어요. 게다가 레슨을 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칠 수 있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어필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아, 본인이 실력이 좋다 할지라도 탁구장에서는 절대 이쁘고 젊은 여성 분하고만 치시면 안 됩니다. 생각보다 말이 많이 돌아요. ‘아무개는 이쁜 여자만 밝힌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그분은 다른 분들과 치기가 쉽지 않죠. 그러다 보면 결국 그 탁구장을 떠나야 하는 일도 생기게 되고요. 그러니 편견 없이 누구나와 골고루 치시는 게 좋습니다. 인기가 많은 것도 좋겠지만 탁구장도 작은 사회니 같이 잘 어울릴 수 있는 게 먼저겠죠?^^



(7편에 계속)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강의, 칼럼 기고 및 재무컨설팅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https://cafe.naver.com/moneystreamhabit) -- 경알못 탈출 100일 프로젝트





매거진의 이전글 탁구장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5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