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물의 아버지

by 유우주

초등학교 5학년 담임 선생님은 복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 쉬는 시간에 놀지 말고 방금 배운 내용을 한 번 더 읽어보라고 했다. 배운 내용을 하루만 건너뛰어도 복습해야 할 양이 두 배로 늘어났다. 그렇게 미루다 보면 시험 기간이 되어서야 폭탄처럼 쌓인 내용에 한숨을 쉰다. 이론으로 점수를 받는 과목이었다면 엉덩이로 승부를 봤겠지만, 수영은 달랐다. 엉덩이가 무거우면 다리는 가라앉았다. 엉덩이가 수면에 나올 듯 말 듯 발을 차야 하는 것이 자유형 발차기의 핵심이었다.


강사님들이 입던 검은색 옷은 수영 슈트라고 불렸다. 수업이 끝나면 몸에서 뿜어진 열 때문에 차가운 물로 몸을 식혀야 하는 우리와 달리 50분 동안 물속에 서 있는 강사님들은 체온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체온 저하를 막아주는 용도로 입는다. 바다 수영을 해야 하는 철인 3종 경기와 오픈워터, 서핑할 때도 입는다고 하니 검은색 정장을 쫙 빼입은 것처럼 멋있어 보였다.


수영을 오래 하면 여러 강사님을 만나게 되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기초반 강사님이라고 느낀다. 아기가 자라면서 걸음마를 도와주고, 옳고 그른 행동을 가장 처음 알려주는 부모처럼 수영장에서 그는 물의 아버지였다. 나는 그를 가수 악뮤의 멤버를 닮아 악동 샘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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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보고 따라 하는 것과 듣고 따라 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훈련 조교라고 일컫는 1번 회원을 눕혀두고 팔과 다리, 몸통의 회전을 설명했다. 이 자세를 할 때 사용해야 하는 근육과 되뇌어야 하는 포인트를 랜덤 퀴즈로 질문했기 때문에 하나도 흘려보낼 수 없었다. 그런 다음 그는 직접 시범을 보였다. 우리는 물 위에서, 물 안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모습을 살폈다. 멋진 움직임을 보여준 그에게 우리는 짝짝짝, 3번의 물개 박수를 치는 것으로 시범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열정에 대한 증거는 출석률과 연결된다. 매번 귀한 열매를 나눠주었기에 하나라도 먹지 않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한 번의 수업도 빠질 수 없었다. 같은 반 회원님들과는 겨우 인사만 하는 정도였지만 그 어떤 친구들보다 자주 보는 사이나 다름없었다. 좋은 강사님을 만난 덕분에 수영장이 문을 닫는 마지막 날까지 기초반 회원 절반 이상이 끝까지 남았다. 가장 늦게까지 물에 뜨지 못한 사람도 결국 4가지 영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정성이 담긴 수업은 학생 스스로 복습할 힘을 준다. n 년이 지난 지금 강사님과 처음을 함께 했던 많은 사람이 여전히 수영장에 존재하는 것은 그가 준 열매가 튼튼히 뿌리내렸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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