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의 오른팔을 자처했던
유 과장 부인 M과
사모의 사이가 벌어졌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가
이 집 저 집 여자들이
사모에게
적극적으로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어떻게 알았냐고?
사모가 대 놓고 말해 주던데?!
나는
사모의 꼰대 성격을 파악 한 뒤부터
시댁에 전화하듯
사모에게 주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더랬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밖에서
브런치든 커피든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었지.
당연히
남편의 직속 상사 와이프였기에
나온 행동이었다.
옛날에
군인 와이프들이 남편 진급시키려
상관집 김장을 도맡아 했다는데
그렇게 까지는 아니어도
이 정도의 케어는 할 수 있다 봤고
해야 한다 생각했다.
남편의 앞날,
즉, 나의 앞날을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이 눈치 백 단의 사모가 그걸 알더라!
블래스미는
그래도 나한테 주기적으로 전화도 하고
한 달에 한 번씩은
밥 먹자고 말도 해줬잖아
근데
아무 연락 없던 여자들이
요새 전화를 하네?!
오 마이 갓이었다.
내가 전화하고 만나자 한 걸
세고 있었던 거야?
아니 그걸 왜 기억해??
내가 언제까지 꾸준할까
주시하고 있었나??
자연스러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그렇다면
사모가 내 의도를 모를 리가 없다.
심지어
주기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걸 보면
내가 케어의 목적이었다는 걸
안다는 거다.
역시
머리 꼭대기에 앉을 줄 아는 분.
내 시커먼 속을 들킨 것 같아
개미 목소리가 나오더라.
그런데
그때 하시는 말씀,
그렇게
블래스미가 하는 것처럼
하는 게 맞지!
안 그래?
아니,
족보 없이 엉켜 사는 것도 아니고
엄연히 직급이 있고
위치가 다 다른 건데
그거에 대한 존중이 왜 없는 거야?
속내를 까발려진 기분이 들었지만
그 속이 맞는 속이다 말해 주시니
다행이다 싶었고
내가 애쓰는 걸 알고 계신 듯하여
다행이다 싶었다.
어휴...
불편하다고 안 챙겼으면
어쩔 뻔...
그런데
유 과장 부인 M과의 일이 소문나면서
다른 집 여자들이
하나씩 전활 한다는 거다.
알고 보니,
M은 나에게 했듯
다른 여자들이
사모에게 줄을 대지 못하도록
다 이간질로 막아대고 있었고
그 방어막이 뚫리자
다들 수화기를 들기 시작한 거.
왜냐고?
왜긴 왜겠어.
나처럼 남편들의 앞날을,
본인들의 앞날을 위해서
작업을 까는 거지.
그동안
유 과장과 부인 M이 뒤집어쓴
콩고물들을 생각하며
다들 본격적으로
내조의 전쟁에 참전을 한 셈이다.
그래,
그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내조를 벌이면 되는 거였는데
거기에
사모가 장난질을 하기 시작하더라.
1번에게는 2번이,
2번에게는 1번이
사모에게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잘하는지를
흘려서
경쟁심을 올리는
고약한 장난말이다.
아마도
사모는 마음속으로
성향이 비슷한 여자들끼리
짝을 지은 거 같았다.
나에게는
이 디렉터의 부인 H를
그렇게 갖다 붙이대~~
대학원을 다닌다는 H
내가 다니는 어덜트 스쿨을 업신여겼던 H
안하무인의 남편과 부창부수였던 H
다른 집 여자도 골고루 언급했으면
눈치 못 챘을 텐데
나에겐 항상
H칭찬만 주구장창이었다.
내가 공부하고 싶었던 걸
알아서 그런가
대학원 다니는 그 여자를
자꾸 갖다 붙이면서
살살 긁어 대는데
내가 똥 씹은 표정을 하면
그걸 즐길 거 같아서
속도 없는 여편네처럼 굴었다.
좋겠네요~
잘됐네요~
대단하네요~~
이렇게 맘에도 없는 말 꺼내느라
고역이었네.
그런데 이게 계속되다 보니
처음엔 사모의 의도 대로
나도 잘해야지!
내가 더 잘해야지!
했던 마음이 점점 변질되더니만
H가 미워지더라.
그 말을 전하는 사모가
미워져야 하는데
H가 너무 미워지더라는..
그래서 나중엔
H이름만 들어도 짜증이 나는..
그런데
그때 내가 놓친 게 하나 있었다.
나에게 H를 갖다 붙이듯
누군가에겐
나를 갖다 붙였을 거라는 걸.
그게
훗날 일어난
사단의 씨앗이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