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 미친여자 널뛰기 하듯, 요동치는 직장생활]
번외편 / 2018년에 돌아본 2015년의 SNS
2015년의 SNS를 둘러보았다. 입사 2년차. 선배에게 일거수 일투족을 지도받던 신입사원 딱지를 떼고 홀로서기를 하던 시기였다. 당시의 나는 '일이 힘들다'는 이야기와 '뿌듯하다'는 이야기를 SNS에 번갈아 쏟아내고 있었다. 포스팅을 하나하나 보고 있으니 꼬꼬마 2년차의 나 자신이 귀여워서 웃음이 난다.
업무가 세포분열을 한다. 해도해도 계속 나온다. 바퀴벌레처럼.
야근과 주말출근 사이, 맥주 한 잔. 퓨.
2015년 5월 15일(금) 23:58 작성
오늘 안해서 혼나고 말 일이면 집에 가고 싶은데, 안하면 짤릴 것 같아서 집에 못 가겠다.
2015년 5월 19일(화) 22:08
19시간만의 퇴근. 3시간 만에 다시 출근해야 할 것 같은 기분. 늙는 기분.
2015년 10월 29일 시간 미상.
정말로 너무 일이 힘들어서 '일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뿌듯함의 표현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2년차까지는 그랬다.
처음으로 선배의 도움 없이 혼자서 일을 맡았던 때였다. 엄청난 스트레스와 야근에 시달렸지만, 동시에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설렘이 분명히 있었다. 드디어 내가 어떤 일을 해내겠구나,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겠구나, 하는 두근거림 말이다.
매일 밤 자정 즈음에 퇴근을 하고 주말까지 반납해야 했다. 하지만 2년차의 그 야근 안에는 분명히, 정말로 분명히 옅은 행복이 존재했다.
SNS에 늘어놓은 푸념들도 순도 100%의 불만은 아니었다. 몰려드는 피곤함에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다는 일종의 '귀여운 허세' 라던가 뿌듯함이라던가 하는 감정들이 같은 것이 섞여 있었다. 2년차까지는 그랬다. 2년차까지는 정말로 그랬다.
격동의 3년차를 지나고, 회사를 떠난 지 2년도 더 지난 지금에 와서 보니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의욕에 가득 찬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힘든 조직에서 뭔가 잘해보겠다고 인정받겠다고 버둥버둥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연차가 쌓여감에 따라 성취감과 뿌듯함을 지속시킬 수 있었더라면 나는 회사를 좀 더 다녔을까, 이상한 회한의 감정이 들기도 한다.
Part 0 : D-Day, 회사를 나서다 (☞ 첫 글 보기)
Part 1 : 취업 준비 (☞ 첫 글 보기)
Part 2 : 직장 생활 (☞ 첫 글 보기)
Part 3 : 퇴사 이후 (☞ 첫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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