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 '운'도 모르던 운. 알. 못의 크로스핏 입문기
- 지난화 마지막 -
그러다 동네친구 kim이 크로스핏이라는 게 요즘 유행하는데
내가 사는 지역에도 생겼다며
같이 등록하자고 권했다.
그렇게 나는 운동의 세계에 입문했다.
지금에 와 돌이켜보면
운동에 대한 정보조차 없던 운. 알. 못이었기에
겁도 없이 생애 첫 운동으로 크로스핏을 선택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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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이 크로스핏을 같이 다니자고 권했을 때
내가 뱉은 첫 한마디는
내가 운동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는 걸 아는 kim은
'그럼 체력증진에도 좋고 외롭지 않겠군'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운동을 시작하려니 너무 막막했기에
그 다음주 kim과 함께 크로스핏에 등록했다.
그렇게 나는 운동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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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등록한 BOX(크로스핏센터를 BOX라고 부른다)는
어느 낡은 건물 지하에 위치해 있었다.
천장에 형광등도 없이 캄캄하고 가파른 계단을 넘어질 새라 난간을 잡고 조심조심 내려가니
문 앞엔 수십 개의 신발들이 이리저리 놓여있었다.
마치 클럽을 온 것처럼 쿵쿵쿵 음악소리도 크게 들렸다.
긴장된 마음을 안고 문을 열었고,
열댓 명 정도의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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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막이 찢어질듯한 노랫소리에
누구는 철봉에서 몸을 흔들며 풀업을 하고 있고,
누구는 몸을 바닥에 붙였다 일어나서 박수를 치는(30분 뒤 그게 버피라는 걸 알았다.),
내가 세상 처음 보는 동작을 하고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긴 쇠막대기(그게 바벨이라는 이름이 있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를 들고 있는 등
각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kim과 나는 의자도 없는 바닥에 앉아 그들을 구경했다.
내가 tv에서만 보던 헬스와 크로스핏은 분명 달랐다.
kim의 말대로 헬스랑 비슷하지만 헬스는 아니니... 그가 거짓말을 한건 아니었다.
스피커의 노래가 멈췄다.
운동을 끝낸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바닥에 누워 숨을 헐떡이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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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라는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왔고,
상담실이라 하기에도 애매한 방에 들어가 상담을 시작했다.
운동 요일, 시간, 비용 등 대략적인 설명을 해주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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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시간이 다가오니 8시 타임 회원들이 줄줄이 나타났다.
신입회원인 나와 kim을 배려해 코치님이 운동 시작 전, 크로스핏이란 운동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간단한 설명을 듣고 기존회원들이 운동을 시작하기 전
10년도 더 된 일이라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버피와 맨몸스쾃 푸시업(바닥에 무릎을 대고), 풀업(풀업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철봉 잡고 뛰기)을
20회씩 번갈아가며 4-5 round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
몇 분 안에 해야 한다는 정해진 시간은 없었다.
동작이 낯선 초보자인 우리는 스쾃과 버피, 푸시업, 풀업의 기본자세를 배웠다.
나머지 회원들은 우리가 운동할 수 있게,
체육관 구석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2013년 4월 어느 월요일.
cross training + fitness의 합성어로
맨몸운동, 역도, 웨이트, 유산소 등 여러 종류의 운동을 번갈아 가며 훈련하는 운동입니다.
크로스핏을 하는 체육관(GYM)을 말합니다.
매일 다른 오늘의 운동(wod)=와드가 주어집니다.
WOD는 (work out of the day)의 줄임말로 보통 두 종류로 나뉘는데요,
AMRAP는 제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ROUND(반복수)를 하는 방식이며,
For Time은 정해진 반복수를 최대한 빨리 하는 방식입니다.(저는 입문용으로 정해진 반복수를 최대한 빨리하는 운동을 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