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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품위있는 그녀 Jun 28. 2024

맛있게 먹어. 나는 간다.

그녀가 저녁밥을 차리고 집을 나오는 이유

저녁 7시.

"차량이 입차하였습니다"라는 월패드 안내소리에

갓 지은 밥을 밥그릇에 담기 시작한다.


5분쯤 지났을까?

"띠띠띠띠띠띠"

현관문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면

약불에서 자박자박 끓고 있던 불고기를 접시에 담아 식탁 위에 올린다.

맛있는 음식 냄새가 온 집안을 감싸고

남편과 아들이 나란히 앉아 내가 준비한 저녁밥을 맛있게 먹는다.

나는 남편 옆에 앉아 그날 있었던 일을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아이의 말을 듣는다.

(미리 저녁을 간단하게 먹었기에 함께 식사는 하지 않는다.)

식사가 끝나면 뒷정리를 분담해서 한다.

안방으로 돌아온 뒤

침대 위에 미리 펼쳐놓은 옷으로 주섬주섬 갈아입기 시작한다.

환복을 마치면 부캐(부캐릭터)로 변신할 준비가 된 것이다.

그리고 나면

"나 다녀올게~!"라는 인사와 함께 집 밖을 나선다.


헬스를 가기 위해

내가 하는 일련의 행동들이다.


나는 쇠질하는 영양교사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쇠질은 헬스다.

헬스인들은 헬스를 '쇠질'이라고 표현한다.

운동장비의 특성상 무겁고 강성이 높은 재료인 금속을 사용하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헬스인들끼리 사용하는 은어이긴 하지만 '쇠질'이라는 말은 순우리말이다.

어찌 보면 언어순화운동의 몇 안 되는 성공적인 사례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20대 중반 취업을 한 뒤 여러 운동을 했었다.

크로스핏 줌바 에어로빅 폴댄스 요가 필라테스 등

이것저것 해보고 30대 중반에 빠지게 된 운동이 바로 헬스다.


내가 헬스를 좋아하는 이유를

딱 한 가지만 말하자면

운동할 때의 내 모습이 좋기 때문이다.(이건 모든 운동인들이 느낄 것이다.)


출근해서 일을 하다 보면 커피 한잔 다 마시지 못하고 수정화장도 못하는 날이 종종 있다.

그러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마주하면

하루사이 늙어 버린 모습에 놀랄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헬스는 다르다.

온몸으로 무게를 드느라 얼굴색은 씨 벌겋게 변하고 살짝 바른 립은 지워지다 못해 파랗게 변해 있다.

웨이트 후 유산소라도 하는 날이면 머리는 땀에 절어 얼굴에 덕지덕지 붙어있는데

그런 내 모습이 썩 마음에 든다.

"폐인이네?"가 아니라

"오~ 오늘 운동 제대로 했는데?"라는 만족감이 든다.


5년 10년 이상 헬스를 꾸준히 하고 있는 분들에 비하면

난 이제 걸음마를 뗀 초보와도 같다.

하지만 헬스에 대한 애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못지않다.

짧은 기간 동안 경험하고 느낀 변화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내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출처: 무산소 운동 - 나무위키 (namu.wiki)

                                                                             그림: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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